[밀착카메라] 썩은 음식에 널브러진 기부 물품…'쓰레기밭' 잼버리 야영장

이희령 기자 2023. 8. 3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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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잼버리 대회가 끝난지 이제 3주가 다 되어 가는데 저희 밀착카메라가 새만금 야영장을 다시 가보니 곳곳에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조차 치우지 않아 까마귀와 들개까지 모여들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왜 치우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직위는 또 '남탓'만 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텐트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쓰레기들이 보입니다.

가까이 갈수록 더 심합니다.

[김영숙/전북 김제시 성덕면 : '이 쓰레기 다 어떡할까' 그 생각이 딱 드네. 아휴, 우리나라 망신이지 이게 뭐야.]

잼버리 행사장인 델타구역 입구가 있던 곳입니다. 천막은 사라졌지만, 대신 출입을 금지한단 현수막과 쇠봉이 설치됐습니다. 행사 구조물은 없어졌고, 쓰레기만 가득합니다.

환영 현수막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물웅덩이 위에 텐트를 치느라 필요했던 팔레트도 흩어져 있습니다.

생활용품은 물론이고 베개와 냉장고도 그대롭니다.

[배수 시설 관리자 : (봉사자들이) 한 이틀인가 했는데 그냥 모아만 놓고 갔어요.]

저희가 이곳에서 이집트 국기와 이집트 참가팀의 활동기록표를 발견했습니다. 이집트 참가팀이 머물렀던 공간으로 보이는데요. 바로 앞엔 음식물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양파 봉지, 쌀이 그대로 있습니다. 먹다 남은 음식물도 버려져 있어서 악취가 강하게 나고 있습니다.

떡볶이 세트도, 계란도, 반찬도 비에 젖어 썩어갑니다.

까마귀와 들개까지 모여듭니다.

손도 안 댄 생수병들이 땅바닥에 굴러다닙니다. 당시 폭염이 심해서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많은 물자를 기부했는데요. 이 옆을 보면, 뜯지 않은 생수 상자가 30상자나 방치돼 있습니다. 또 다른 구역엔 기부 받은 빵들이 팔레트째로 버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새 빵입니다.

참가자들에게 줬던 모기 기피제, 손소독제, 위생용품도 새것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가는 곳마다 '쓰레기 밭'입니다.

조직위는 날씨 핑계부터 댑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캠프지원팀 : 계속 비가 왔잖아요. 기자님 같으면 비 오는 날 밖에서 청소하실 수 있으세요?]

하지만 대회가 끝난 뒤 부안군에 하루 10mm 이상 비가 내린 건 이틀뿐입니다.

참가자들 탓도 합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캠프지원팀 : 자기가 있던 자리는 대원들이 청소하고 나가는 게 정상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급작스럽게 다 나가버려서 퇴영을 하게 됐잖아요. 정상적으로 저희가 행사를 끝냈으면 지금처럼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진 않았을 거예요.]

오늘에서야 본격적으로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쓰레기 청소 작업자 : 하루에 이게 처리가 될 상황이 아닌 것 같아요. {어마어마해.}]

용역을 써야하는데 예산도 부족합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캠프지원팀 : 막바지 예산을 다 썼잖아요. 그래서 여기저기 막 끌어모으고 있거든요.]

잼버리는 서로 책임을 미루느라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단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곳에 방치된 쓰레기 역시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훗날 잼버리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요.

(작가 : 유승민 /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정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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