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없는 고통 커질 것…대선 전 해라는 점 기억해야"[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8. 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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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30일(현지시간) 지난 8월 민간 고용 증가폭이 예상을 밑돌았다는 소식에 4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전날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7월 구인 규모가 예상치를 하회한데 이어 고용시장 둔화 신호가 연달아 나타나면서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종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들어 강력한 랠리를 누려오던 미국 증시는 8월 들어 조정을 받았지만 이날까지 4일 연속 랠리로 낙폭을 크게 줄였다. S&P500지수는 8월 들어 30일까지 1.6% 하락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올들어 최대 낙폭이다.

나스닥지수는 8월 들어 2.3%, 다우존스지수는 1.9% 내려갔다.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지수의 8월 수익률은 올들어 가장 부진한 것이다.

9월은 역사상 수익률 최악의 달
8월은 과거 통계상으로도 미국 증시에 수익률이 부진한 달이었다. 문제는 9월은 8월보다도 역사적으로 수익률이 더 나쁜 달이라는 점이다. 9월은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1년 열두 달 가운데 수익률이 최악인 달이었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에 따르면 1945년 이후 S&P500지수의 9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0.73%로 열두 달 중 가장 나빴다.

또 9월에 S&P500지수가 상승했던 경우는 44%로 절반도 안 됐다.

9월은 역사적으로 나스닥지수에도 최악의 달이었다. 1971년 이후 나스닥지수는 9월에 평균 0.86% 하락했다. 1년 열두 달 중 나스닥지수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달은 9월이 유일하다. 9월에 나스닥지수가 오를 확률은 52%로 절반을 살짝 웃돌 뿐이다.

이에 따라 스토발은 보고서에서 "9월에는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수익률이 실망스러울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9월에도 변동성 이어질 것"
8월에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은 것은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며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고 금리 인하는 예상보다 더 늦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채수익률이 장기물 중심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25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예상했던 수준으로 나오고 이번주 들어 고용지표가 예상을 밑돌며 둔화되는 조짐이 분명해지자 증시는 안도 랠리를 누리고 있다.

이에 대해 트레저리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리처드 새퍼스타인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8월 내내 나타난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9월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금리 인상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경제활동이 둔화될 것이고 이것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8월의 증시 하락은 올들어 증시의 멀티플(밸류에이션)이 빠르게 확대된 가운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더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조정이었다"고 밝혔다.


대선 전 해 9월 수익률은 플러스
반면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기술적 전략팀장인 마크 뉴턴은 올해 9월은 역사적 추세와 달리 그리 부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처럼 대통령 선거(대선) 한 해 전의 9월 수익률만 추려보면 1935년 이후 중간값은 마이너스 0.04%지만 평균 수익률은 0.2%로 플러스였다는 설명이다.

중간값이란 1935년 이후 대선 전 해 9월의 수익률을 쭉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9월의 수익률을 의미한다.

대선 전 해, 즉 대통령 임기 3년 차에는 역사적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대선 전 해에 수익률이 가장 좋았고 대선이 치러지는 임기 4년차가 그 다음으로 수익률이 좋았다.

아울러 매해 11월과 12월은 1월과 더불어 증시 수익률이 1년 중 가장 좋은 달이었다. 미국 대선 주기와 연말 랠리 경향을 감안해서라도 조정 때 매수 입장으로 증시에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뉴턴은 또 증시에 랠리가 재개될 것이라는 여러 가지 기술적 지표가 나타났기 때문에 올 9월에 증시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낙관론 후퇴, 증시에 긍정적
랠리를 암시하는 기술적 지표는 첫째, 주식시장의 심리가 지난 7월말 낙관적인 수준에서 몇 주일 사이에 급격히 악화됐다는 점이다. 뉴턴은 투자 심리 약화가 "9월 초까지 증시 약세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미 개인투자자 협회(AAII)의 개인투자자 심리 조사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일주일간 낙관적인 심리는 하락하며 2주 연속 과거 평균 수준을 밑돌았다.

증시에 낙관론이 고조되면 증시가 과매수됐다는 신호로 조정이 있을 수 있음을 예고한다. 반대로 비관론이 팽배해지면 증시가 과매도됐다는 신호로 반등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한다.

국채 금리·달러, 단기 고점 신호
둘째, 미국 달러와 국채수익률이 중기적인 고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다만 뉴턴은 국채수익률의 경우 9월 초까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증시는 미국 달러 가치와 국채수익률이 올라갈 때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미국 달러 지수(DXY)는 지난 25일에 104.08로 지난 6월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번주 들어 3일 연속 하락하며 30일에는 103.15로 내려왔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21일 4.342%까지 오르며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30일에는 4.114%로 내려왔다.

뉴턴은 "전반적으로 많은 강세적 요인들이 증시 조정의 바닥이 가까이 왔음을 시사한다"며 "증시는 9월 상반기에 상승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기와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주식 비중 낮으면 고통 커질 것"
올해 말 강력한 랠리가 예상되니 증시가 조정을 받은 지금 주식을 매수하라는 조언도 잇달아 제기됐다.

모간스탠리 투자관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앤드류 슬리몬은 지난 29일 CNBC에 출연해 S&P500지수가 올해 말 5000선에 육박할 것이라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주식 비중이 낮은 사람들은 수익률 부진에 따른 고통이 심해져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4분기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법 등으로 인해 미국 공공사업에 대한 엄청난 지출이 예정돼 있어 이는 주가에 강세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슬리몬은 "현재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며 "이는 올해 내내 계속되고 있는 현상으로 투자 심리는 낙관적으로 변했지만 증시로의 자금 흐름은 아직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요즘 채권에서 연 5%를 얻을 수 있는데 왜 주식을 사야 하느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하지만 증시가 15~20% 상승하면 주식 비중이 낮은 투자자들은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라"
HSBC의 애널리스트인 맥스 케트너는 지난 29일 투자 메모에서 국채수익률이 더 오르더라도 증시에 이전과 같은 매도세는 없을 것이라며 주식 비중을 늘릴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달 전과 핵심적으로 다른 것은 우리의 단기 심리 및 포지셔닝 지수가 역발상적 매도 영역에서 벗어나 이제 중립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이는 위험자산, 특히 미국 주식을 매수하기에 매우 좋은 진입 시점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단기 심리와 포지셔닝 지수의 역발상적 매도 영역이란 낙관론이 고조되며 증시가 단기적으로 과매수돼 역발상적으로 주식을 매도할 때라는 의미다. 하지만 지금 증시는 이같은 과매수 상태를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케트너는 특히 미국 경제가 유럽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강력하다며 미국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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