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사태’ 후 중단된 CFD, 1일부터 거래 재개

메리츠·교보증권 등 4곳 우선 재개
금융당국 “재발 없게” 제도도 보완
CFD잔고·투자자 유형 모두 공개

일부 국내 증권사들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돼 중단했던 차액결제거래(CFD) 신규 거래를 재개한다. 금융당국은 실질 거래 주체를 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CFD 규제 강화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존 CFD 운영사인 13개 증권사 중 메리츠, 교보, 유진투자, 유안타증권 4곳이 1일부터 CFD 신규거래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은 10월부터 신규거래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했다. CFD 사업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한 SK증권을 제외한 다른 증권사들은 거래 재개와 관련한 검토 내지 시점 조율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의도 증권가. 뉴시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 변동 가능성에 투자해 차액을 얻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금융감독원이 무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대금이 4조666억원에 달할 정도로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익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난 4월 SG증권발 무더기 주가 폭락 사태 당시 주원인으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금융당국은 이날까지 신규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관련 제도를 보완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자료를 통해 1일부터 시행하는 CFD 정보 투명성 및 투자자 보호 장치를 설명했다. 우선 CFD에 따른 주식매매 실적을 개인, 기관, 외국인 등 실제 투자자 유형에 따라 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 등을 통해 제공되는 투자자 유형별 거래실적 정보에 반영하기로 했다. SG증권발 사태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그동안엔 실질 거래 주체가 개인임에도 CFD 계약에 따라 외국계 IB가 대신 주식매매를 하면 투자자 유형이 ‘외국인’으로 집계돼 거래주체에 대한 시장의 혼란을 유발했다.

아울러 신용융자 잔고와 마찬가지로 전체·종목별 CFD 잔고 공시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종목별 CFD 잔고는 증권사별 전산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순차 반영한다. 개인 전문투자자 중 CFD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할 수 있는 투자자 요건도 강화한다. CFD 등을 거래하려면 최근 5년 내 1년 이상 월말 평균 잔고 3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개인 전문투자자 지정 시에 증권사는 반드시 대면 또는 영상 통화로 본인 확인을 의무화해야 한다. 행정지도 형태로 운영해오던 CFD 최소 증거금률(40%) 규제가 상시화되고,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에 CFD 취급 규모를 포함하는 내용도 시행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