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에 당 안팎 회의감 “개인적인 승부수…단식 이유 불분명”[이런정치]

2023. 8. 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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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돌입에 대해 본인의 사법 리스크 '대응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민주주의 수호를 단식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단식이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승부수'로 '평가 절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단식 선언을 두고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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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표결 앞둔 정치적 메시지”
“단식 이유 범위 넓어 여론 지지 어려울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돌입에 대해 본인의 사법 리스크 ‘대응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민주주의 수호를 단식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단식이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승부수’로 ‘평가 절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31일 오후 1시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 대표의 단식을 놓고 당내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비이재명(비명)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냉소적으로 보고 있다”며 “검찰수사에 따른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이 현실화 되는 것을 인식해 단식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내 중도층 의원들에 대한 메시지다”라며 “체포동의안 표결에 있어서 중간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재판부에게 던지는, 사법부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대표가 단식을 멈추는 명확한 조건을 달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선 “이런 이유로 단식에 들어갔는데 어떻게 조건을 달 수 있겠느냐”라며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갈 때까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이은 검찰의 소환 통보에 조사를 위한 출석을 피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단식 선언을 두고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일주일 정도 단식을 하면 병원행이기 때문에, 검찰 조사 회피용이 아니면 이 시점에 굳이 단식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단식을 한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도 전혀 지장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연합]

이날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한 비판을 남겼다. 한 장관은 “개인 비리 수사에 단식으로 맞서는 것”이라며 “워낙 맥락 없는 일이라서 국민들께서 공감하실지 모르겠다. ‘마음대로 안 된다고 단식해선 안 된다’라고 이재명 대표 본인께서 말씀했다”고 꼬집었다. 이는 이 대표가 성남 시장이던 2016년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투쟁을 두고 비판한 내용을 겨냥한 발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의 명분이 뚜렷하지 않아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한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 실장은 “역대 야당 대표들의 단식은 종종 있었지만 이 대표의 단식은 너무 갑작스럽다”며 “과거에는 당의 뜻을 모아 대표가 단식에 나서는 형식이었는데, 이 대표의 단식에도 그런 과정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 대표의 고독한 결단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윤 실장은 “정기국회가 시작하는 마당에 검찰조사, 체포동의안, 김남국 의원 제명 부결 등으로 당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느낌이 든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에 세월호특별법 통과와 같은 명확한 이유를 가지고 단식을 했었는데, 이 대표의 단식 이유는 범위가 너무 넓다. 여론의 힘을 받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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