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600여 명 제주 상륙…관광업계 '기대 반 걱정 반'
중국 단체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이 아주 오랜만에 제주로 들어왔습니다. 사드 사태로 끊기고 6년 5개월 만입니다.
제주 관광업계는 일단 반기는 분위기인데, 정해성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중국에서 출발한 2만 5000톤 급 크루즈선이 들어옵니다.
입국 절차를 마친 중국 관광객 661명이 나옵니다.
지난 2017년 본격화된 '사드 보복'으로 발길을 끊었다가 6년 5개월 만에 찾아온 손님을 맞느라 풍물놀이패도 출동했습니다.
[마자쥔/중국 상하이 : {특별히 정말로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습니까?}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가보고 싶습니다.]
관광객들은 버스 10여 대에 나눠타고 용두암과 민속촌, 면세점을 둘러봤습니다.
하루 전, 제주 관광업계는 분주했습니다.
비어 있던 진열장에 물건을 채워 넣습니다.
[윤남호/롯데면세점 제주 부지점장 : 20% 수준으로 매출이 폭락도 했고요. 지금 이렇게 다시 상승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하지만 아직 체감을 못 하겠다는 곳이 더 많았습니다.
주로 중소업체들이 그렇습니다.
[중국 관광객 대상 기념품 판매점 대표 : 들어와도 예전 같지는 않을 겁니다. 크루즈가 와도 우리는 아직 (여행 프로그램) 계획에 없습니다.]
아직 예약이 안 잡힌 전세버스들이 차고지에 서 있습니다.
[조영구/환상제주투어버스 대표 : {이 차들이 모두 나갔을 때도 있었겠네요?} 많죠. {중국 관광객들이 한참 왔을 때는?} 예 맞습니다.]
기대는 생겼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들이 예전처럼 '큰 손'이 될지, 또 어떻게 해야 그 효과가 지역 곳곳으로 퍼질지, 지자체와 업계의 고심이 깊었습니다.
오늘 들어온 크루즈 선에는 1000명이 넘게 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부터 취소가 많다는 소문이 들려 왔고, 실제로 30% 넘게 취소해 660여 명만 왔습니다.
[앵커]
갑자기 취소한 걸 두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때문이란 이야기도 나온다고요?
[기자]
중국 해운업체 부사장에게 물어봤습니다.
공식적인 답변은 "새 학기가 시작해 취소표가 나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업체들과 관광협회가 전한 현지 분위기는 다릅니다.
오염수 방류 이후 '반일 감정'이 커져서 직전에 취소표가 많이 나왔다는 겁니다.
조금 전에는 일정도 바뀌었습니다.
오늘 밤 10시에 제주를 출발해 일본 나가사키에 가는 게 원래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일 중국 상하이로 돌아가는 걸로 공지됐습니다.
해운업체 측이 밝힌 표면적 이유는 '일본 태풍'이기는 합니다.
[앵커]
그런 분위기… 우리한테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의 최종 목적지는 대부분 일본입니다.
제주는 중간에 잠깐 머무는 곳입니다.
크루즈 여행 전체가 주춤하면, 당장 우리에게 좋을 게 없습니다.
하지만 반사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도 나옵니다.
일본이 아니라 제주 등 한국을 목적지로 와서 더 오래 머무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서 정부가 관광객 유치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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