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증언] “얼굴 한 번 못 본 아버지”…김정옥 할머니의 상처
[KBS 제주] [앵커]
4·3의 역사를 기록하는 KBS 연속기획 순서입니다.
김정옥 할머니는 아버지가 4·3 때 희생됐다는 사실을 성인이 되고 나서야 뒤늦게 알았습니다.
아버지 얼굴 한 번 못 본 것이 평생 한이라는 김정옥 할머니를 유용두, 강재윤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김정옥/4·3 희생자 유족 : "어릴 때니까 엄마 따라서, 4·3 그런 것 아버지 돌아가신 줄도 몰랐어요. 진짜로. 아버지 고향은 서광리인데, 우리 아버지는 일본에 많이 다녔다고 해요. 그래서 나중에 엄마 따라서, 내가 살 수가 없잖아요. 엄마 따라서 한경면 신창으로 왔어요. 거기 아버지를 내가 친아버지인 줄 알고, 언니들도 셋 있으니까 우리 친언니인 줄 알았어요. (새아버지를) 한 가족으로 생각 안 할까 봐 어머니가 (아버지 행방불명 됐다고)말 안 한 것 같아요."]
[김정옥/4·3 희생자 유족 : "이제 명이동 가서 선피도 해오고 두릅나물도 해오고 그때 좀 나아지니까 미국 사람이 강냉이죽을 줬어요. 그 죽 타다가 쒀서, 두릅나물하고 섞어서 서로 나눠 먹죠. 엄마는 조금 먹고 나는 많이 줘요. 내가 먹다 적으면 엄마가 먹다가 남겨 줬어요. 언니들이 너무 좋아요. 너무 좋고 동생들도 좋고 한데, 동생을 내가 업고 키우려고 하니까 학교도 못 가고."]
[김정옥/4·3 희생자 유족 : "17살 되니까 언니가 자기하고 아기 보러 육지 가자고 하는 거예요. 육지를 저 경북지방 감포라고 하는데 갔는데. 거기서 물질도 배우고. 그리 저리 살면서 감자도 바꿔 먹고 언니하고 살다가 이제 또 제주도 왔어요. 다시 19살 나서 육지를 가니까 나도 물질을 했죠. 제가 차 사고가 났어요, 물질하다 차 사고가 나니까 언니가 군인 담요를 싸고 눕혀서 제주도를 왔는데."]
[김정옥/4·3 희생자 유족 : "나이가 많이 드니까 도민증을 해야 하잖아요. 어머니 가족은 (제적등본을) 다 떼보니까 있고 나는 없더라고. 그때는 어머니가 울면서 안덕면 서광리, 아버지가 4·3 때 돌아가셨다고. 안덕면 가면 이름이 있을 거라고. 가서 떼보니까 그때야 (내 이름이) 정옥인 줄 알았어요. 이제는 주민등록이지만 그때는 도민증이죠.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그것은 잘 모르겠어요, 남의 손에 총 맞았다고 했어요."]
[김정옥/4·3 희생자 유족 : "아버지 제사가 언제냐 하면 동짓달 초하룻날이에요. (그때부터) 해마다 제사에 갔는데 아버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셋아버지네도) 잘 말을 안 해줬어요. 아버지가 4·3 때 돌아가셨다고 말을 하길래 안덕면에 내가 갔죠. 우리 아버지 이름은 김학수고, 할아버지 이름은 김요정인데, 이 제적을 떼보라고 하니까 할아버지도 4·3에 돌아가신 것으로 있고, 할머니도 양만선도 4·3에 돌아가시고, 오빠들 둘 있었는데 오빠도 돌아가셔서 없고."]
[김정옥/4·3 희생자 유족 : "아버지 (국가)보상금 나온 거, 내가 죽기 전에만 나오면 꼭 내가 보람있게 쓸려고 생각했지. (4·3평화재단에도 기부하고) 이 마을에도 오늘 아침에 가서 조금 희사했어요. 커온 동네 한경면 신창리 가면 할머니들이라도 내가 이 마을에서 컸다. 이거 우리 아버지 목숨값이다 해서 조금이라도 대접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버지)살아서 얼굴이나 한번 봤으면 좋겠고, 영화에서 보면 아버지 찾는 것이 나와요, 아버지 생각이 더 나더라고요."]
유용두 기자 (yyd9212@kbs.co.kr)
강재윤 기자 (jae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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