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어릴 때 가출했다가 연락 한번 없다가 아들이 죽자 사망 보험금을 챙기기 위해 54년 만에 나타난 80대 친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부산고법 2-1민사부(부장판사 김민기)는 31일 부산고법에서 진행된 ‘공탁금 출급청구권 확인 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친모 A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수협이 법원에 공탁한 고 김종안씨의 사망 보험금 2억3700만원에 대한 청구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17일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수협이 공탁한 김종안씨 사망 보험금 중 1억원을 고인의 친누나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했으나, A씨는 법원의 중재안을 거절했다.
고(故) 김종안씨의 친누나 종선(가운데)씨가 지난 6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54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동생의 사망 보상금을 모두 가져가려고 한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뉴스1
사건의 발단은 2021년 1월 23일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난 어획물운반선이 침몰하면서 당시 승선했던 김종안씨가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로 김씨 명의로 사망 보험금 2억3000여만원과 선박회사의 합의금 5000만원 등 총 3억원 정도의 보상금이 나왔다.
소식을 전해들은 친모 A씨가 54년 만에 나타나 아들 사망 보험금을 가져가겠다고 주장했고, 1심 재판부는 현행 민법에 따라 ‘아들의 사망 보험금 2억3000여만원을 지급해 달라’는 친모의 청구가 이유 있다며 ‘인용’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가 어린 자녀를 두고 가출한 것은 원고의 전 남편이 사망하자 시댁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라며 “아들을 양육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이 오로지 원고에게만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