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비중 ‘역대 최대’…내신 성적 좋은 재학생엔 수시가 유리

남지원 기자 2023. 8. 3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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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전체 모집 79%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대학 따라
환산점수차 유불리 따져야
자소서 제출 폐지 영향으로
학생부종합전형 ‘눈치 작전’
세특 더 중요하게 반영될 듯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구 남부교육지원청에서 수험생들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202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9월11일부터 15일 사이 대학별로 3일간씩 진행된다. 올해는 재학생들이 특히 수시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킬러 문항’ 논란으로 어느 때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기조 불확실성이 크다. 킬러 문항 배제 방침과 의대 열풍 등이 겹치며 재수생 비중도 30%대 중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학생이라면 졸업생과 경쟁해야 하는 정시모집보다 졸업생들이 많이 뛰어들지 않는 수시모집이 유리할 수 있다.

올해도 전체 모집인원의 79%인 27만2032명, 수도권 대학은 모집인원의 64.4%인 8만5256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정시에 무게중심을 둔 수험생이라도 수시모집 대비에 소홀하면 상당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반대로 상위권 수험생이거나 모의고사 성적이 좋은 편이라면 반드시 정시모집까지 고려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여전히 40%에 육박한다.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에 최대 6차례 지원할 수 있고,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이후 진행되는 정시모집과 추가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다. 무조건 지원하기보다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 등 선발 방법을 포함한 대학별 전형요강을 정확히 알고 대비해야 한다고 입시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환산점수·수능최저기준 따져야

수시 지원 전형을 결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성적을 확인하고 어느 전형이 유리한지 판단하는 것이다. 대성학원은 “만약 모의고사 성적의 변화가 심하다면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의 수준을 조금 낮추는 것이 좋고, 모의고사 성적이 향상되거나 정체되고 있다면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며 “수시는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조금 더 높게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좋다면 대학별고사를 수능 후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한 뒤 수능 결과를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수시에서도 자신의 전형요소별 경쟁력을 파악해 가장 유리한 전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 내용이 탄탄한 학생은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으로 지원 전략을 짤 수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도록 졸업 연도에 제한을 걸어놓은 대학이 많아 내신 성적이 좋은 재학생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비슷한 내신이라도 대학에 따라 환산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나의 내신이 어느 대학에 가장 유리한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서강대·중앙대·건국대 등은 등급 간 환산점수 차이가 비슷해 내신 평균 등급이 같으면 점수가 같다. 반면 성균관대 등은 등급 간 환산점수 차가 커서 평균이 같더라도 각 과목의 내신 등급에 따라 환산점수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수능최저학력기준과 중복 합격으로 인한 추가 합격 등도 눈여겨봐야 한다. 주요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초 경쟁률이 높더라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으면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험생이 줄어 실질 경쟁률이 낮아진다. 반면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한 대학은 경쟁률이 올라갈 수 있다.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성균관대가 수능최저학력기준 반영 시 선택과목 제한을 일부 완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쉬워졌다. 고려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등도 인문계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다른 전형에 비해 중복 합격자가 많아 추가 합격 가능성이 큰 편이라 전년도 충원율을 참고할 수 있다. 진학사는 “경쟁률과 함께 최근 3개년 정도의 충원 비율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단순히 전년도 충원율이 높다고 해서 올해도 높으리라 판단해 무턱대고 지원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 자소서 폐지, 학생부 중요성 커져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에 따라 자기소개서 제출이 전면 폐지된다. 학교생활기록부의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독서 활동상황 등 일부 항목도 대입에 더 이상 반영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생부의 중요성이 훨씬 커졌다. 교과 이수 현황과 학업 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이 기재된 교과학습발달상황 항목 등이 더욱 중요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면접전형이 있는 학교의 경우 면접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면접은 대부분 서류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진행되지만 일부 상위권 대학은 제시문을 기반으로 면접을 하는 경우도 있어 자신이 지원하는 모집단위의 면접 시행 여부와 유형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제출이 폐지되면서 앞으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눈치작전’이 가능해져 경쟁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전에는 자기소개서 때문에 원서접수 때 경쟁률을 보고 지원 학과를 변경하기 어려웠는데, 자기소개서 전면 폐지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당일 경쟁률을 살피면서 학과를 변경해 지원하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 대교협 대입정보포털 활용

지원 가능 대학이 6곳이나 되기 때문에 대학마다 다른 수시 원서접수 시작일과 마감일 등 기본적인 사항을 빠뜨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대와 고려대, 경희대, 공주교대 등은 원서접수를 다른 대학보다 이틀 빠른 9월13일 마감하므로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의 원서접수 기간은 반드시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대학별로 요구하는 서류가 모두 다르고, 일부 이공계 특성화대학은 교사추천서 등 특별한 서류를 요구하기도 하므로 이런 점 역시 파악해야 한다.

지원 대학을 선택할 때는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입정보포털 어디가(https://adiga.kr)’를 활용할 수 있다. 무료 수시모집 지원 상담, 지망 대학 비교 등이 가능하며 전형 유형이나 모집인원, 전형 일정, 전형요소별 반영 비율, 수능최저학력기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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