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子 54년간 일부 왕래 있었다” 친모, 항소심서도 상속권 인정

실종 선원 김종안 씨 누나 소송

- 재판부 “양육 의무 소홀했지만
- 수급권 박탈 정도까진 아니다”
- 기존 누나 주장과 판결문 달라

양육 의무를 소홀히 했음에도 수억원 대의 보험금 상속을 주장한 80대 친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상속권을 인정받았다.

부산가정법원 지방법원 고등법원 전경. 국제신문DB

31일 부산고법 민사 2-1부(김민기 부장판사)는 실종된 김종안 씨의 친모 A 씨가 딸인 김종선 씨를 상대로 제기한 공탁금(종안 씨의 사망 보험금) 출급청구권 확인 소송에서 종선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1심에 이어 2심도 종안 씨의 사망보험금 2억3776만 원에 대한 상속권이 A 씨에게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종안 씨는 2021년 1월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어선이 침몰하면서 실종됐다. 이후 사망 보험금이 나왔는데 종안 씨는 자녀가 없어 민법상 직계 존속인 친모에게 우선 상속 자격이 주어졌다.

이에 친모 A 씨는 수협이 공탁한 보험금을 달라며 종선 씨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고 1심은 친모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앞서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A 씨에게 보험금의 40%(1억 원)를 종선 씨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했지만 A 씨가 중재안을 거절하면서 이날 정식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A 씨가 양육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는 않았지만 보험금 수급 권리 등을 박탈할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종선 씨 측은 친모가 가출해 54년 동안 교류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A 씨가 가출을 하게된 납득할 만한 사정이 있었고 그간 왕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A 씨 측은 남편 사망 후 시댁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왔다고 하지만 피고는 이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A 씨와 재혼한 남성 소유 주택에서 피고가 어린시절 4년간 거주한 점, A 씨가 장성한 아들(종안)의 증명사진을 보관하고 있는 점, 피고가 동생 실종 당시 A 씨가 재혼 후 낳은 자녀에게 ‘부산 가면 연락할게. 엄마한테 당분간 이야기하지 마라’는 등의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점 등에 미뤄 전부터 알거나 연락하고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