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도 떨리는 ‘태블릿 주문’… “음식 오더버튼 깜박해 30분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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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 지나도 음식이 안 나왔는데 알고 보니 '주문' 버튼을 안 눌렀더라고요."
서울 종로구의 한 만두전골집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호중 씨(47)는 태블릿PC로 메뉴를 고른 후 주문해야 하는 '태블릿 오더'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서 북엇국집을 운영하는 김후동 씨(61)는 "태블릿 오더를 시작한 뒤로 종업원 1명을 줄였는데 가게 운영하는 데 적잖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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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점서 ‘노포’까지 확산
“장년층에 주문법 안내 배려 필요”
식당 태블릿오더.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서울 종로구의 한 만두전골집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호중 씨(47)는 태블릿PC로 메뉴를 고른 후 주문해야 하는 ‘태블릿 오더’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김 씨는 “회사 동료들과 올 때는 젊은 직원들이 해 줘서 문제가 없었는데 혼자 해 보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카페나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무인 단말기인 키오스크 주문이 일상화된 데 이어 최근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노포(老鋪)에서도 ‘스마트 오더’가 자리 잡는 모습이다. 고물가로 재료비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비용 절감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게마다 방식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보니 어르신은 물론이고 스마트기기 작동에 서툰 일부 중장년층도 ‘키오스크 포비아’를 호소하고 있다.
● “혼자 밥 먹기가 겁날 지경”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50년 넘게 장사해 온 노포에도 8개월 전 태블릿 오더가 자리 잡았다. 손님 김우영 씨(62)는 “카페에서나 보던 태블릿PC를 식탁에서 보니 솔직히 당황스러웠다”며 “익숙한 단골집에서 주문하기 어렵게 되니 반갑지 않은 변화다. 지금도 직원한테 대신 주문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건설 노동자 이모 씨(54) 역시 태블릿 오더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씨는 “기기 작동에 익숙지 않아 주문을 친구에게 맡겼다”면서 “밥집까지 스마트 기기로 주문해야 하는 상황이 올 줄 몰랐다. 앞으론 편하게 식사하러 가기도 겁이 난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 자영업자 “인건비 절감에 외국어 지원까지”
자영업자들은 태블릿 오더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서 북엇국집을 운영하는 김후동 씨(61)는 “태블릿 오더를 시작한 뒤로 종업원 1명을 줄였는데 가게 운영하는 데 적잖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광장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53)도 “엔데믹 이후 손님이 늘고 있는데 태블릿PC가 주문부터 결제까지 알아서 해줘 편리하다”며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손님도 종종 찾는데 외국어 메뉴까지 알아서 제공해줘 고마울 지경”이라고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태블릿 오더는 비용 절감을 위한 자영업자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대신 디지털 기기 조작에 능숙하지 않은 어르신들과 중장년층에게 주문 방법을 안내하는 등의 배려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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