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추락사’ 일행 8명 추가 입건… 수사 확대

출동 직후 5명 마약류 양성 확인
警, 현장참석 15명 전원 출금조치
의사 등 연루설엔 “확인 못 해줘”

경찰이 지난 27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경찰관 추락·사망 사건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확인된 7명 외에 추가로 8명을 파악하고 모두 출국금지 조치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현장 참석 인원은 16명(사망 경찰관 포함)으로 늘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31일 용산구 문배동 한 아파트 14층에서 추락해 사망한 A경장 외에 사건 현장에 있었던 15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추가로 확인된 8명에 대해서는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A경장이 추락사한 이후 현장에는 7명만 남아있었고, 나머지 8명은 경찰이 오기 전 아파트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먼저 입건된 일행의 휴대전화 연락 기록 등을 통해 8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은 참석자 전원의 마약 투약 여부를 의심하고 있다. 경찰 출동 직후 현장에 있던 7명 중 5명이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 케타민·MDMA(엑스터시)·필로폰 등 양성 반응이 나왔다. 2명은 검사를 거부해 강제 수단을 통해 마약류 투약을 검사하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아파트 방에서는 주사기와 성분을 알 수 없는 알약이 발견돼 정밀 감정 중이다. A경장의 마약류 투약 여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약물감정 결과에 따라 밝혀질 예정이다.

마약 수사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범 관계에서 한 단체 투약은 단독 투약보다 죄질이 중해 양형이나 구형도 더 세다”며 “조직적으로 투약할 땐 우발적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해 모인 만큼 가중 사유로 작용해 죄질이 중해진다”고 설명했다.

숨진 A경장은 강원경찰청 소속으로, 그를 포함한 16명은 그가 사망하기 전날인 26일 오후 10시쯤부터 일행 중 한 명의 거주지 아파트에 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A경장은 27일 오전 5시쯤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현장에 같이 있던 일행은 경찰에 “운동동호회로 모였다”며 “A 경장이 갑자기 창문을 열고 투신했다”고 진술했다.

일행 중 일부가 용산구 이태원 클럽 행사에 참여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A경장은 사건 전 클럽에 가지는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또한 추가 입건된 8명 가운데는 의사·대기업 직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파악된 인원에 추가로 참석자가 있는지 계속 수사 중”이라며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는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의혹에 관해 폭넓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유빈·유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