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첼시→인터밀란→유벤투스 뒤통수' 루카쿠, AS로마 임대 확정…등번호 90번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로멜로 루카쿠의 행선지가 AS로마로 결정됐다. 어쩌면 히샤를리송 부진에 공격수 보강이 필요한 토트넘에 아쉬울 법도 하다.
AS로마는 3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루카쿠 영입을 발표했다. 루카쿠는 2024년 6월까지 한 시즌 동안 임대로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를 누빈다. 로마에 도착한 루카쿠는 "구단과 팬들에게 받은 환영은 날 흥분시켰다. 새로운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줬다. 다른 팀이었지만 AS로마 홈 구장 분위기는 분위기를 느낀 적이 있다. 여기에서 따뜻함을 느꼈다"고 알렸다.
루카쿠는 유소년 시절 첼시에서 성장했고, 포스트 디디에 드로그바로 평가됐다. 하지만 첼시에서 주전 경쟁을 하지 못했고 웨스트브롬위치와 에버튼 임대 이적을 통해 기량이 폭발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파른 성장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러브콜을 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루카쿠에게 8470만 유로(약 1215억 원)를 투자했다. 부족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득점력을 보완할 적임자로 보였지만, 기대 이하 경기력에 팀과 갈등만 빚으며 인터밀란으로 떠나게 됐다.
인터밀란에서 안토니오 콘테 감독 아래 크게 부활했다. 인터밀란에서 활약에 첼시가 다시 한번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루카쿠는 2021년 9750만 파운드(약 1638억 원)에 첼시로 합류했다. 인터밀란 시절에 맹활약에 힘입어 친정 팀에 금의환향이었다.
하지만 첼시의 기대와 달리 루카쿠는 부진했다. 점점 선발에서 밀렸고 경기력도 엉망이었다. 부상도 잦았다. 시즌 도중 인터밀란 복귀를 원하는 인터뷰로 민심까지 잃었다. '스카이 이탈리아'와 인터뷰에서 "나는 첼시에서 행복하지 않다. 인터밀란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폭탄 발언을 했다. 충격적인 인터뷰를 접한 첼시는 1년 만에 인터밀란에 루카쿠를 보냈다.
인터밀란에서 꽤 활약했지만 완전 영입까지 도달하진 못했다. 인터밀란 이적설 도중 유벤투스와 연결돼 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일단 서류상으로는 첼시에 돌아왔지만, 첼시에서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플랜에도 없었다. 결국 루카쿠는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 함께했던 무리뉴 감독과 함께하게 됐다.
로마 이적은 예견된 일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루카쿠가 첼시를 떠나 AS로마에 1년 동안 임대된다. AS로마는 첼시에 800만 파운드(약 133억 원) 임대료를 받을 예정이며, 루카쿠의 연봉을 부담하기로 했다"라고 보도했다.
유럽이적시장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루카쿠 이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루카쿠가 AS로마로 떠난다. 2024년 6월까지 유효한 계약에 합의했다. AS로마에서 뛰는 동안, 연봉 750만 유로(약 107억 원)를 수령하게 된다. 모든 거래는 완료됐다"라며 이적을 알리는 'HERE WE GO'를 띄웠다.
어쩌면 토트넘에 아쉬울 법 했다. 토트넘은 올해 여름 해리 케인을 떠나보내고 히샤를리송에게 9번 역할을 맡겼다. 히샤를리송은 계속 선발 출전 기회를 받으면서 열심히 뛰고 있지만, 공격 전개와 결정력이 너무 떨어진다. 히샤를리송은 지난해 여름 이적료 6000만 파운드(약 1004억 원)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지만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크리스 워들도 히샤를리송에게 쓴 소리를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봤던 그는 "마커스 래시포드는 초반 10분 동안 부진했지만 경기에 참여하는 모습이 보였다. 히샤를리송은 많은 걸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히샤를리송에게 정말 실망했다"라고 비판했다.
히샤를리송은 부진하지만 토트넘의 경기력은 좋다. 토트넘이 완벽한 팀 플레이로 승점 3점을 낚아챘다. 선수 한 명에 의존하지 않는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두 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하며 순항했다. 토트넘은 초반부터 공격적이고 흥미로운 축구로 결과와 과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가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는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본머스전에서 2-0으로 이겼다. 개막전부터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고, 두 경기 연속 클린시트였다.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본머스도 라인을 높이 올려 토트넘을 압박했다. 토트넘은 후방부터 공을 짧게 돌리며 기회를 엿봤다. 패스는 막힘 없이 잘 흘러갔다. 토트넘은 동료를 활용한 플레이로 본머스 수비를 공략했다. 손흥민은 전반 3분 개인 돌파로 상대 측면을 허물었다.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본머스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토트넘은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전반 14분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손흥민이 공을 잡았다. 침투하는 매디슨에게 정확한 패스를 내줬다. 매디슨의 슈팅이 골키퍼의 발끝에 걸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두드리던 토트넘이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17분 매디슨이 상대 뒷공간을 침투한 뒤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파페 사르의 스루 패스가 상대 수비진 사이를 뚫었다. 매디슨은 토트넘 데뷔골을 기록했다.
득점으로 달아오른 토트넘이 본머스를 계속 몰아쳤다. 매디슨이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손흥민에게 정확한 공간 패스를 건넸다. 손흥민은 문전 쇄도하는 비수마에 절묘한 크로스를 연결했다. 슈팅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손흥민이 모처럼 직접 득점까지 노려봤다.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를 맞고 흘러나온 공을 직접 때렸다. 슈팅은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토트넘은 추가골 기회를 맞을 뻔 했다. 히샤를리송이 매디슨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다. 감각적인 트래핑으로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었지만 부정확한 슈팅으로 득점하지 못했다.
본머스는 간헐적인 역습으로 토트넘 배후 공간을 타격했다.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려고 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추가 시간은 5분이었다. 히샤를리송이 측면까지 이동해 토트넘 공격을 이끌려고 했지만 파울을 당했다. 메디슨이 날카로운 크로스와 동료들의 세트피스로 본머스 골망을 조준했다.
본머스는 전반 종료 직전에 위협적인 슈팅으로 토트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전 휘슬이 울린 뒤에도 세트피스로 동점골을 조준했다. 하지만 부정확한 크로스에 갈 길을 잃었다. 토트넘은 히샤를리송을 활용해 역습을 시도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볼을 밟고 넘어져 기회를 잃었다.
본머스는 순식간에 토트넘 진영으로 파고 들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시도했다. 토트넘은 본머스 볼을 끊어 메디슨의 방향 전환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이후에 또 히샤를리송을 통해 역습을 했지만 자꾸 템포가 끊겼다. 본머스는 후반 12분 세메뇨의 슈팅으로 불을 지폈다. 본머스의 코너킥이 끝나자, 토트넘은 히샤를리송과 파페 사르를 빼고 이반 페리시치와 에밀 호이비에르를 넣어 그라운드에 변화를 줬다.
토트넘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18분 클루셉스키가 골망을 뒤흔들었다. 클루셉스키의 마무리도 좋았지만 연계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측면에서 우도기가 상대 측면을 흔들었고, 손흥민이 2대1 패스 타이밍에 맞춰 툭 밀어 줬다. 우도기의 빠른 방향 전환 뒤에 클루셉스키 발 아래에 볼이 떨어졌고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토트넘은 교체 투입과 전술 변화 이후에 더 본머스를 몰아쳤다. 수비 라인을 센터 서클 위에까지 올려 본머스를 압박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본머스를 흔들면서 득점을 노렸다.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은 본머스의 전방 압박에도 측면에서 삼각 대형을 만들며 툭툭 앞으로 전진했다. 노련한 페리시치의 패스와 몸 동작이 토트넘 공격에 윤활유 역할을 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에서 페리시치의 몸 싸움을 한 번 더 지켜봤지만 옐로카드 경고로 끝났다. 본머스는 동점골에 총력을 다했지만 호이비에르의 몸을 던지는 수비에 가로 막혔다. 토트넘은 후반 27분 올리버 스킵과 지오바니 로 셀소를 투입해 공격에 고삐를 당겼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손흥민 존에서 슈팅을 했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본머스는 측면에서 크로스 공격으로 토트넘을 흔들었다. 추가 시간은 8분이었다. 토트넘은 끝까지 몰아쳤다. 프리킥에서 손흥민 대신 포로가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페리시치가 왼쪽 측면에서 유려한 드리블 이후 날카로운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들어갔다면 손흥민의 첫 번째 공격 포인트가 될 수 있었지만 아쉬운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리드를 놓치지 않았고 원정에서 승점 3점을 확보했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을 줬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조금 낮은 7.3점이었다. 하지만 영국공영방송 'BBC'는 "본머스전 후반 토트넘의 젊은 풀백 우도지는 손흥민과 매우 훌륭한 연계를 보였고, 클루셉스키의 득점에 중요한 기점 역할을 했다. 토트넘은 리그 개막 3경기에서 승점 7점을 얻었다"며 이타적인 플레이에 엄지를 치켜 세웠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전반전에 몇 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전에는 추가골에 관여했다. 손흥민이 우도지에게 패스를 찔렀고, 우도지의 패스를 받은 클루셉스키가 골망을 흔들었다"라며 평점 7점을 줬다. 통계업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슈팅 두 번에 키 패스 4회를 기록했다.
부주장으로 손흥민과 주장단에 있는 메이슨은 엄청난 활약이었다. 'BBC'는 "올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메디슨이 토트넘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브렌트포드와 개막전에서 2도움을 기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보였다. 3라운드 본머스 원정에서도 데뷔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보였다"라며 해당 경기 최고 선수로 인정하는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를 줬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이날 MVP로 메디슨을 지목했다.
각종 통계업체 평점을 봐도 알 수 있었다. '풋몹'은 선제 골을 넣었던 메디슨에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1점을 부여했다. 추가골을 넣었던 클루셉스키가 8.2점이었지만, 메디슨의 영향력은 압도적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도 높았다. 메디슨은 '후스코어드닷컴'에서 평점 8.2점을 받으며 팀 내 최고 평점자가 됐다. 같은 주장단인 로메로(8.0점)가 뒤를 이었고 클루셉스키(7.9점), 비수마(7.9점)가 차례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경기 뒤에 손흥민은 날아갈 기분이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팀 승리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손흥민은 "정말 기분이 좋다. 재미있는 경기였다. 토트넘 동료들의 좋은 경기력이 있었다. 본머스 원정까지 찾아온 토트넘 팬들의 응원은 정말 놀라웠다"라며 3경기 무패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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