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원연맹,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 추념식 참석
일본서 '군경 개입' 제기한 스기야 참의원 면담
"역사수정주의 옳지않아…신뢰 회복 위해 협력"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여야 국회의원들이 일본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100주기를 맞이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추념식에 참석한다.
여야 의원들은 일본 정치권에서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에 일본 군대와 경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처음 꺼낸 정계 인사와 면담했다. 한일 양국이 추념식을 계기로 역사를 돌아보고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일의원연맹 대표단은 다음 달 1일 일본 도쿄에서 대대적으로 열리는 '제100주년 관동대지진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 참석한다.
추념식에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간사장),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간사)이 참석한다.
이번 방문은 매년 9월1일 추념식을 주최하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지방본부가 한국 국회의원들의 참석을 공식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추념식 하루 전인 이날 일본으로 향한 대표단은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 마련된 조선인 학살 피해자 추모비를 찾아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대표단은 이어 일한의원연맹 회원이자 일본 국회에서 처음으로 일본 군경의 관동대지진 학살 개입 의혹을 제기한 스기오 히데야(杉尾秀哉) 입헌민주당 참의원과 면담했다.
정진석 회장은 면담에서 "한일 양국이 갈등의 세월을 넘어 해원하고 상생하는 시대로 함께 가야 한다"며 "100년 전 억울하게 희생된 한국인들을 기리는 추념식이 한일 양국의 해원상생을 다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윤호중 간사장은 "스기오 의원의 관동대지진 관련 대정부질의 중 민족 차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며 "최근까지도 일본 내에서 한국인 대상 혐오 범죄나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 일본 정치권의 관심과 해결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현진 간사는 "역사를 직시하고 도망가지 말자는 스기오 의원의 대정부발언에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배 간사는 특히 "일본 의원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조선왕실의궤 반환 등 성과를 이뤘지만, 군함도 징용 역사를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에 기록하겠다는 일본의 약속 등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역사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양국 의원들의 깊은 협력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스기오 참의원은 면담 자리에서 대정부 질의자료를 직접 보여주며 "5월 내각위원회 중앙방재회의에서 관동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을 다루기까지 민간과 학계의 많은 제보와 도움이 있었다. 일본 정부가 확인할 수 없다는 관련 정보도 국회도서관 문서 발굴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기오 참의원은 이어 "여전히 일본 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역사수정주의는 옳지 않다.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기오 참의원은 앞서 지난 5월 내각위원회 회의에서 정부를 향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가 떠돌아 조선인 및 중국인이 다수 살해당한 바, 가해자는 주민으로 구성된 자경단 외에도 경찰 및 군대가 관여됐다고 여겨진다"고 질문했다.
정부 관계자들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답하자 스기오 참의원은 "정부 내에서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할 게 아니라 현재 입수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정부가 책임지고 조사하라. 이는 모든 국가들이 하는 작업"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학살이라 칭할지 살해라 칭할지 여러 견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적어도 상당수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는 역사의 어둠 속에 파묻지 말고 제대로 직면해 먼저 기록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추념식은 다음 달 1일 오전 11시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린다.
일본 정계에서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 오사카 세이지(逢坂誠二) 입헌민주당 대표대행,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매년 9월1일을 '방재의 날'로 지정한 일본 정부도 관동대지진 100주기를 맞아 대규모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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