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美코닝, 아산에 2조 투자 `글로벌 허브`

전혜인 2023. 8. 3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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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 시장점유율 1위인 미국 코닝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4월에 했던 "5년간 한국에 15억달러(약 2조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윅스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5억달러 투자의 일환으로 탕정 코닝 공장에 구부러지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핵심 소재인 '완전 통합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앞으로 투자를 더 확대해 한국을 차세대 첨단 유리기판의 생산 허브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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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델 윅스 회장 방한해 구상 밝혀
벤더블 글래스·차량용·LCD 생산
외국인 투자 가뭄속 '단비' 역할
웬델 윅스 코닝 CEO가 31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 투자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코닝 제공

세계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 시장점유율 1위인 미국 코닝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4월에 했던 "5년간 한국에 15억달러(약 2조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코닝은 충청남도 아산 탕정을 미래 첨단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의 허브로 삼아 스마트폰 뿐 아니라 미래차용 디스플레이 소재 생산의 핵심 허브로 삼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한국 투자 5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웬델 윅스 코닝 회장은 3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초박막벤더블 글라스 제조를 위한 세계 최초의 완전 통합 공급망을 한국에 구축하게 됐다"며 "이곳을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제조의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윅스 회장은 1일에는 탕정 코닝 생산공장에서 이재용 회장과 현지 지방자치단체 핵심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투자 50주년 기념 행사를 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과 윅스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업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윅스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5억달러 투자의 일환으로 탕정 코닝 공장에 구부러지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핵심 소재인 '완전 통합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앞으로 투자를 더 확대해 한국을 차세대 첨단 유리기판의 생산 허브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윅스 회장은 한국에서 생산하는 차세대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를 앞세워 삼성과 함께 구부러지고 접히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첨단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닝은 이번 투자를 앞두고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 대만 등을 후보지로 저울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의 우수한 연구·개발(R&D) 인프라와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투자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는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한국이 신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미국 등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동안 국내 투자는 부진한 상황에서, 역으로 국내 첨단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순유출된 기업 투자자금은 622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순유출액은 내국인 해외 직접투자(ODI)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뺀 값이다. 올해 FDI(도착 기준 77억5000만달러) 역시 작년 연간 투자액의 42.7%에 그치고 있다.

윅스 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부터 이재용 회장까지 3대째 이어진 50년 간의 협력 관계가 이번 투자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유산은 코닝의 선대 회장 가문인 호튼 가문과 삼성과의 우정에서 시작됐다"며 "이 유산을 이제 오랜 벗이자 훌륭한 리더인 이재용 삼성 회장과 함께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코닝의 협력은 이병철 창업회장과 에모리 호튼 주니어 전 코닝 회장 시절인 1973년부터 시작됐다. 양사는 각각 50% 지분을 투자해 삼성코닝을 설립했고, 이후 삼성코닝 합작은 종료했지만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합작은 계속 유지하는 등 다양한 사업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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