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獨 현대미술 거장 바젤리츠 전시회에 모인 문화계 인사들

이규화 2023. 8. 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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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현대미술관 게오로그 바젤리츠의 드라이포인트 에칭 전시회에 참석한 독일 문화예술계 인사들. 왼쪽부터 '바바리아의 공작'으로 불리는 문화예술 후원자 프란츠 헤르조그 폰 바이에른, 바젤리츠, 그의 부인 엘크, 마르쿠스 블루머 바이에른주 과학예술부 장관. AP연합뉴스

독일 신표현주의 회화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85)의 드라이포인트 에칭 판화 전시회에 독일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했다는 소식입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독일 뮌헨의 현대미술관에서는 바젤리츠의 대형 드라이포인트 에칭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의 오프닝이 있었습니다. 부식동판 위에 연필, 펜, 잉크 등을 이용해 구상적이면서도 추상적인 회회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회 오프닝에는 바젤리츠와 그의 평생 반려자인 부인 엘크(ElKe), '바바리아의 공작'으로 불리며 문화예술 후원을 정력적으로 펼치고 있는 프란츠 헤르조그 폰 바이에른, 마르쿠스 블루머 바이에른주 과학예술부 장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바젤리츠는 한국에도 익숙한 동시대 독일 회화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작년 이맘 때 서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미술시장인 '프리즈 서울'에서는 그의 작품이 120만유로(17억30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그만큼 그는 작품성과 함께 인기도 누리는 작가입니다. 바젤리츠를 차별화시킨 회화적 특징은 아무래도 반(半)추상성 반구상성과 대상을 거꾸로 그리는 묘사법입니다. 대상을 위아래 전도시켜 그리는 그의 화법은 1960년대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많은 작가들이 그의 화법을 따라하기도 했지요.

그는 현존 전후 독일 세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그는 형태, 색상, 질감에 중점을 두고 구상 회화의 전통에 비정형 추상성을 혼합하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조각, 드로잉, 판화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왔지요. 특히 1980년대에 들어 나무 소재로 조각한 인물상은 구상과 추상을 믹스해 상상력을 자아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는 10월 5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는 영국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는 그의 최근 조각과 드로잉 등을 선보이는 기획전도 열린다고 합니다. 서펜타인 갤러리의 전시 안내문을 보면 목조 조각품은 전동톱, 도끼, 끌을 사용해 자르고 쪼고 깎은 작품들입니다. 목재의 물성을 유지하면서 거친 질감의 형태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조각품과 함께 작품을 구상한 준비 스케치도 전시된다고 합니다.

바젤리츠는 1938년 독일 북부 도이치바젤리츠(Deutschbaselitz)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늘 "나는 제2차 세계대전의 고통과 파괴 속에서 성장했으며, 파괴의 개념은 나의 삶과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러한 개인적 경험은 그의 전체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바젤리츠는 전에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파괴된 질서, 파괴된 풍경, 파괴된 사람들, 파괴된 사회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나는 질서를 다시 부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는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순진하게 다시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은 기성 질서를 거부하고 일반적 인습을 깨뜨림으로써 자신 만의 세계를 세우려 한 데 원천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그의 인생역정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는 히틀러 치하에서 태어나 동독 공산 치하를 경험하고 자유 서독으로 넘어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통일 독일에서 살게 됐습니다. 이러한 그의 경험이 현대사 속 혼란스러운 인간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을 낳습니다. 그의 이름의 바젤리츠는 그가 태어난 고향 도이치바젤리츠에 바치는 헌사로서 개명한 것입니다. 그는 현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열린 그의 대대적 회고전은 2021년 10월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열린 전시회입니다. 그림, 조각, 드로잉, 판화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이 대거 출품됐으며 다큐멘터리 자료가 담긴 전시 케이스도 진행됐습니다.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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