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日시장 뜨거운 투심·한일관계 개선에···ETF 공격적 영업할듯

정다은 기자 2023. 8. 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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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노무라운용, 韓 재진출 추진
엔저 타고 日증시 30년來 최고치
일학개미, 주식 순매수 1년새 17배↑
日증시 상승세 전망···투자열기 이어질듯
ETF에도 뭉칫돈 불구 라인업 부족
노무라, 日 ETF 점유율 44% 1위
韓시장 가능성 커···"지금이 기회"
[서울경제]

금융투자 업계는 일본 노무라자산운용이 국내 시장에 복귀할 경우 과거 합작법인 운영 때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에는 부동산 대체투자에 사업 영역이 국한됐다면 이제는 자사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력 상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 전광판. AP연합뉴스

노무라운용은 현재 일본 ETF 시장에서 운용자산(AUM) 기준 44%, 거래액 기준 70%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 지위를 지키고 있다. 주식형·채권형 등 전 영역에 걸쳐 총 68개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노무라운용은 9월 7일 일본 최초의 액티브 ETF도 출시하기로 했다.

노무라운용 사정에 정통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무라이화자산운용 때는 노무라운용이 한국에 사무소 수준의 소수 인력만 파견하면서 이화산업과의 공동투자 건들이 잘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수준으로만 경영에 참여했던 것으로 안다”며 “노무라운용은 해당 건들이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인력을 정리하게 됐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노무라운용이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입 열풍 상황을 십분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시장에 관심을 둔 투자자들이 늘어난 만큼 사업 수준을 자체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정도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30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ETF 포함) 매수 금액은 총 12억 7308만 달러(약 1조 6853억 원)로 전년 동기(6억 2814만 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총매수 규모(9억 1053만 달러)도 훌쩍 뛰어넘었다.

일본 증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국내 상장 관련 ETF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ACE 일본Nikkei225(H)’ ‘KODEX 일본TOPIX100’ ‘TIGER일본TOPIX(합성H)’ 등 일본 대표 지수를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ETF 3종의 순자산 총액은 올 초 327억 원에서 전날 1392억 원으로 총 1065억 원이나 급증했다.

국내 운용사들이 개발한 일본 관련 ETF 상품도 최근 들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날 한화자산운용은 일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핵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ETF’를 내놓았다. 일본 도쿄거래소에 상장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대표 기업 20곳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요 종목으로 △도쿄일렉트론 △신에쓰화학공업 △호야 △어드밴테스트 △디스코 △레이저테크 △닛폰산소홀딩스 △돗판 등이 포함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일본 반도체 관련 ETF를 준비하고 있다.

7월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일본 관련 ETF는 총 8종에 불과했다. 모두 일본 증시 대표지수, 엔화 선물, 일본 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일본 증시의 특정 업종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전무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올 들어 일본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것은 현지 증시가 수십 년 만의 황금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는 장기간 부진을 딛고 올 5월 3만 2000선을 돌파하며 3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엔저 효과에 힘입어 일본 증시의 주축을 이루는 수출 상장사 실적이 개선되고 개별 주가도 급등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한일 관계가 최근 들어 호전된 점도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관심도를 높였다고 봤다. 5월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셔틀 외교가 복원되고 일본으로 떠나는 관광객까지 급증하면서 노무라운용이 한국에서 발을 뺐던 2020년 당시보다 반일 정서가 크게 사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해 구리타 데루히사 금융청 장관과 회동하는 등 한일 금융 당국 간 외교도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 증시가 침체하면서 대체 투자 국가로 부상한 점도 일본 관련 상품 투자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 전문가들도 일본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열기는 한동안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무라증권은 닛케이225가 하반기 최고 4만 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기시다 정권 ‘황금의 3년’ 동안 엔화 약세 기조가 유지되면서 내년 가을까지 장기간 상승을 이어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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