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광산에서 무선통신 `빵빵` 터지는 시대 온다

ETRI, 자기장 지중 통신 시스템 개발
광산 내 40m서 음성신호 송수신 성공

ETRI는 광산 내 40m 거리에서 음성신호를 송수신하는 '자기장 지중 통신 시스템'을 개발했다. 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자기장 기반 광산 지중 무선통신 수신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ETRI 제공

지상통신을 벗어나 지중(땅속) 무선통신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앞으로 지하 가스관, 송유관, 지하매설물 등 지하공동구 재난 시 효과적인 통신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직경 1m의 송신 안테나와 수 ㎝급 수신 안테나를 이용해 광산 지중 40m 거리에서 음성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는 '자기장 지중 통신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광산은 마치 개미집처럼 복잡한 지하환경 등에 따른 신호 감쇠로 무선통신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기존 수십 미터급 송신 안테나를 1m 안테나로 소형화하고, 센티미터(㎝)급 자기유도 기반 소형 수신센서로 지중 통신 시스템을 구현했다. 송수신 안테나가 마치 통신 중계기(AP)와 같은 역할을 해 지상과 지중을 연결하는 기지국으로 활용한 셈이다.

연구팀은 석회암 암반으로 구성된 광산 내 40m 거리에서 20㎑ 대역 반송파를 이용해 음성신호 전송 수준인 4kbps급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20㎑는 일반 무선통신에서 활용하는 ㎒, ㎓급이 아닌 대역폭으로, 아주 작은 저주파 대역이다. 4kbps는 음성 데이터 전송이 가능할 정도의 데이터 크기를 의미한다.

이 시스템은 사고 시 광부와 구조 팀 간 연결상태를 유지하고, 구조작업을 원활하게 조율하는 데도 유용하다. 연구팀은 요구사항이 까다로운 산업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 산업체 협력과 추가 연구를 통해 100m급 이상의 장거리화와 소형화 시스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조인귀 ETRI 전파원천연구실장은 "광산 산업을 넘어 자기장 통신은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며 "향후 광산 붕괴뿐 아니라 지하공동구와 같은 지하매설물에 화재나 재난 등 통신 불가 비상상태에서 유용한 통신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