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ㆍ현대차ㆍ기아차 줄파업 예고… 정부 반노조 기조 부메랑 맞나

정지용 2023. 8. 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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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자동차, 철강 등 국가 기간산업 노동조합이 '민영화 반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9월 줄파업에 나선다.

경영계는 "경제 회복에 악영향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노동계는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불가피한 파업"이라는 입장이다.

철도노조는 다음 달 1일까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확대 쟁의대책위원회 등을 거쳐 파업 일정과 규모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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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준법투쟁을 시작한 24일 서울역 대합실 전광판에 일부 열차 운행 중지 및 지연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철도노조는 준법투쟁을 넘어 9월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윤서영 인턴기자

철도, 자동차, 철강 등 국가 기간산업 노동조합이 ‘민영화 반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9월 줄파업에 나선다. 경영계는 “경제 회복에 악영향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노동계는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불가피한 파업”이라는 입장이다. 정부의 ‘노동 개혁’ 기조가 노ㆍ사ㆍ정 대화를 어렵게 하며 노동계 투쟁에 기름을 부었다는 시각도 있다.


철도노조ㆍ건강보험공단 9월 ‘공동파업’

전국철도노동조합은 31일 파업에 나서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전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64%의 찬성을 얻어 합법적 파업권을 획득했다. 철도노조는 이번 파업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 SRT 노선 확대를 저지하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철도노조는 다음 달 1일까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확대 쟁의대책위원회 등을 거쳐 파업 일정과 규모를 확정한다.

철도노조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도 9월 ‘공동 파업’에 나선다. 서울교통공사, 서울대병원,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등이 공공운수노조 소속이다. 31일 현재 건강보험공단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철도노조에 이어 파업권을 따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서비스 민영화, 공공요금 인상,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보장성 후퇴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공공운수노조의 입장이다.


현대차ㆍ기아차ㆍ포스코 파업 움직임

개별 기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민주노총 산하 HD현대중공업 노조는 31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9월 1일과 4일에도 부분 파업을 벌인다.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등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 난항을 겪자 노조 측이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는 현대자동차 노조도 회사와 임단협이 여의치 않자 파업 궤도에 올라탔다. 현대차노조는 다음 달 4일부터 토요일 특근 거부를 통해 회사를 압박한다. 이후 교섭에서도 진전이 없으면 투쟁 수위를 높인다. 기아자동차 노조도 31일 사측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권을 획득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 노조도 사상 첫 파업에 나설 태세다. 지난 28일 사측과의 임단협이 55년 만에 처음으로 결렬됐고, 조만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동계의 큰형님 격인 현대차ㆍ현대중공업에 이어 ‘무파업’ 역사를 이어왔던 포스코가 투쟁에 나설 경우 다른 사업장으로 파업이 빠르게 번질 가능성도 있다.

경영계는 주력 산업의 파업이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노동자의 임금 상승과 노동여건 개선은 노조 본연의 역할이라고 맞선다. 정부의 노동계 압박 정책이 파업에 불을 붙였다는 시각도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올해 초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화를 주선하기보다 힘으로 정리해 버렸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여러 노조들이 파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대 투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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