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PD, 개봉 2주 앞두고 "제목 변경 가능..원주시 답변 기다려"(종합)[Oh!쎈 현장]

하수정 2023. 8. 3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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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31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치악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OSEN=하수정 기자] '치악산' 오성일 PD가 영화를 둘러싼 논란과 원주시와의 협의 과정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31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치악산'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선웅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 등이 참석했다.

'치악산'은 강원 원주의 '치악산 괴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포영화다.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 작품. 1980년 치악산에서 18토막 난 시신 10구가 발견돼 비밀리에 수사가 진행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치악산' 개봉을 앞두고 해당 지역 경찰서에 "18토막 연쇄살인이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냐?"고 묻는 확인 전화가 쏟아지는 등 원주시가 이미지 훼손을 걱정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사실이 아닌 괴담 수준의 내용 때문에 국내 대표적 관광자원인 국립공원 치악산과 관광 지역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질까 봐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시 측이 영화사에 요구한 사항들은 모두 4가지다. 1) 실제 지명인 '치악산'이 그대로 사용된 제목 변경, 2)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 또는 묵음처리, 3)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 4) 온라인 상에 확산된 감독 개인 용도의 비공식 포스터 삭제 등이다. 하지만 2번의 요구가 거절되자, 원주시는 '치악산'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물론이고 영화 상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력한 법적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구룡사 신도회도 개봉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사태가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OSEN=지형준 기자] 31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치악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모두 끝나고 오성일 PD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질의 응답을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질문들이 오갔다. 

먼저 오성일 PD는 "'치악산'의 모든 얘기다 허구이다. 오늘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에도 나왔지만 그런 형식의 안내 문구는 13일날 개봉하는 버전에서는 전면에도 나올 것"이라며 "오후 인터뷰에 원주시 관계자분들이 '제목을 변경해도 의미가 없다. 소용이 없다'고 하셨는데, 뭔가 인터뷰만으로 입장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서 공문도 발송했다. 근데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개봉 때까지 원주시와 원만한 협의를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독이 개인 SNS에 올렸던 혐오 포스터에 대해서는 "바로 삭제 처리를 했고, 남아 있는 포스터도 지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김선웅 감독 역시 언론시사회에서 "평서 디자인을 좋아한다. 그 포스터는 내가 만들었는데, 슬래셔 및 공포 장르, 해외 영화제를 겨냥해 개인적으로 만들어서 페이스북에 지인 공개로 올렸었다. 어떻게 유포 됐는지 모르겠는데, 그로 인해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OSEN=지형준 기자] 31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치악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선웅 감독이 답변하고 있다.

23일, 24일 양일간 원주시에 내려가 두 차례 협의한 오성일 PD는 "공식 입장문도 나갔는데, 제목 변경을 '무조건 안된다'라고 표현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날 기사들 제목이 '변경 없음'이라고 나왔고, 원주시에서 오해를 하고 있더라. 제작사 공식입장문을 보면 '무조건 안 된다'라고 되어있지 않다. '양해를 구합니다' 이런식으로 돼있다"며 "하지만 기사가 와전된 것 같다. 그 이후로 원주시에선 신뢰를 잃게 된 거 아닌가 한다. 그 당시에는 원활하게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이라도 빨리 원활하게 해결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목을 변경할 수 있나? 영화 속에서 치악산 내용을 뺄 수 있나?"라는 질문에 "제목 변경은 원주시에 '바꿀 수 있다'고 내용을 보내놨다. 하지만 치악산 대사를 빼거나 묵음으로 처리한다면..혹시 그런 영화를 본 적이 있나? 지금까지 영화를 보고, 영화를 작업하면서 주인공이 대사를 할 때 그런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그 부분은 무리가 있다. 원주시에 공문을 통해 제목 변경은 가능하다고 얘기 해놨다. 빠른 피드백을 주면 좋은데 아직까지 얘기가 없다"고 털어놨다.

원주시는 영화 '치악산'의 부정적인 내용 때문에 원주시와 치악산의 관광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벌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취재진도 "최근 불거진 서현역, 신림동 사건, 그리고 40년 전 화성시 사건 등 실제 일어난 사건 때문에 그 지역을 가지 않는다. 원주시 치악산 얘기도 굉장히 많이 퍼져있다. 피해를 보고 있는 원주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OSEN=지형준 기자] 31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치악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31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치악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31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치악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성일 PD는 "영화의 수위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한테 말씀드렸다. 보시는 분들마다 다를 수 있지만, 우리 영화의 수위가 높거나 우리 영화를 보고 '치악산이 무서워서 못가겠다'고 말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원주시 분들한테 제안 드린 건 원주시 시사회, 배우들이 치악산 둘레길을 돌면서 안전 캠페인을 하자는 제안도 드렸다. 그런데 아직까지 수용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원주시에선 상영금치 가처분을 내겠다고 했는데 개봉일을 연기하거나 이런 걸 고려하나?"라고 묻자 "개봉 연기나 그런 건 논의를 해본 적이 없다. 원주 시청과 원활한 협의를 하기 위해서 강원 영상위, 도청위 문화예술과 등 콘텐츠를 이해해 주실 수 있는 분들을 위해서 원활한 합의를 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치악산'이 모든 논란을 마무리 짓고 오는 9월 13일 정상적으로 관객들 앞에 선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이날 언론시사회 직전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이하 사단회) 측은 기습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했다.

원주시 사단회 측은 "모든 영화 시사회 일정을 취소할 것, 영화 개봉을 당장 중단할 것, 영화 제목에서 치악산 세 글자를 절대 사용하지 말 것"이라며 "이 상황이 지켜지지 않을시 어떤 조치도 불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 hsjssu@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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