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대출액 줄어든다

김지섭 기자 2023. 8. 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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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한도 산정 시 ‘40년 만기’ 적용키로...연령 제한은 안 해

금융 당국이 최근 가계 빚 급증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50년 만기 대출을 받더라도 은행이 대출 한도를 구할 때에는 ‘40년 만기’를 적용하도록 해 실제 대출액이 줄어들게끔 한다는 것이다.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에만 40년 만기를 적용하고 갚는 기간은 50년으로 유지하면 매달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은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그래픽=양인성

◇대출 한도 산정 시, ‘40년 만기’ 적용

31일 금융위원회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판매한 KB국민·하나·NH농협·Sh수협·카카오뱅크 등의 은행 대출 담당 임원을 불러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가파른 증가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은행 관계자들에게 “50년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는 유지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땐 40년 만기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도 긍정적 답변을 해서 (규제가) 곧 시행될 것”이라며 ‘산정 만기 40년’이 적용되면 그간 논의되던 ‘만 34세 이하’ 가입 연령 제한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DSR은 연소득에서 모든 대출금의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현재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연소득 5000만원이면 연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원을 넘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만기가 늘어나면 연간 원리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은 “50년 만기 대출이 DSR 규제를 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 들어 4월까지 7조원쯤 감소했으나 5~6월 2개월간 6조원쯤 증가했다. 당국은 올 초 선보여 6월쯤 은행권으로 확산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이러한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최근 한 달(8월 1~24일) 사이 2조210억원(8657억→2조8867억원)이나 불었다.

◇대출 한도 수천만 원 감소 효과

당국 지침대로 50년 만기 대출에 DSR(40%) 산정 시 만기 40년을 적용할 경우, 수천만 원쯤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가령 연봉 6700만원인 직장인이 금리 연 4.3%로 주택담보대출(원리금 균등 상환)을 받는다고 할 때, 50년 만기로 계산하면 최대 5억50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40년 만기로 계산할 경우, 대출 한도가 5억1100만원으로 감소한다. 줄어든 대출 한도를 똑같이 50년간 갚는 것이기 때문에 매달 갚는 돈은 223만1804원에서 207만3549원으로 16만원가량 줄어든다.

‘산정 만기 40년 적용’으로 가계 빚 부담이 다소 줄어들기는 하지만 실제 갚는 기간은 50년 그대로여서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금리 고정형으로 가입한다 해도 대출 5년 이후엔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형 상품이 돼 버리기 때문에 거의 평생을 출렁이는 이자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초장기 대출은 집값이 떨어지면 대출 원금을 상환하기 어렵고, 노후에 이자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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