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펑크 50조'현실화 되나… 7월까지 국세 43조 덜 걷혀 [경기둔화 신호 심상찮다]
법인·소득·부가가치세 모두 ↓.. 연간 예상되는 세수펑크 48조
8월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7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걷힌 누적 세수는 217조6000억원이다. 지난해 7월까지 걷힌 실적과 비교해보면 43조4000억원 적다. 올해 잡아둔 예상 총 국세 400조5000억원과 비교해봐도 54.3% 수준이다. 5개년 평균으로 7월 진도율이 통상 65% 근처였던 것을 감안하면 세입 여건이 여전히 나아지지 못한 셈이다.
■주범은 법인세…기업 회복 급선무
기재부의 설명과 같이 세수 결손의 가장 큰 원인은 줄어든 법인세다. 전년동기 대비 7월까지 17조1000억원이 줄었다. 전체 결손액 대비로도 비중이 39%에 이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불황으로 시작한 기업 실적 부진이 아직까지 회복되지 못해서다.
문제는 기업 실적 부진 장기화가 올해에 이어 내년도 세수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기업에서 지난해 실적, 또는 상반기 실적 중 하나를 택해 이를 기준으로 중간예납 세액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저' 시기 실적이 부진한 만큼 이번 예납 세액 역시 지난해 호황에 비해 상당 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에 자료에서도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657곳의 상반기 법인세 비용은 20조3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34조2546억원)보다 40.7% 급락한 액수다. 특히 반도체 선도기업이었던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상반기 재무제표에 7조1071억원으로 잡아뒀던 법인세 비용이 올해 241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내년도 법인세 역시 마찬가지다. 설사 내년 상반기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올해 실적이 부진했다면 이를 선택해 예납을 진행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올해의 부진이 내년까지 영향을 짙게 드리우는 셈이다. 더군다나 내년부터는 지난해 도입한 법인세율 인하가 본격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며 세입 여건 개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박금철 조세총괄정책관은 "법인세율 인하가 당장 올해 세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기업 실적 부진이 법인세 감소의 주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연간 펑크 50조 가까워
법인세를 제외한 나머지 3대 세목도 불안한 상황이다. 7월까지 누적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전년동기대비 감소분은 각각 12조7000억원, 6조1000억원에 이른다.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 감소로 인한 양도소득세 감소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월 기준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6만3000호에서 올해 5만5000호로 12.7% 감소했고, 순수 토지거래량도 31.9% 급감했다. 다만 박 정책관은 "고용률 호조와 임금 하한선 등으로 근로소득세의 변동폭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부가가치세는 매년 1, 4, 7, 10월에 3개월에 한 번 씩 걷히는 국내분이 들어오며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 하지만 매월 들어오는 수입분 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7월에도 전년동월대비 1조6000억원 감소를 보였다. 무역 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며 7월 수입액이 전년(653억달러)에 비해 25.4% 급감한 탓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떨어지는 '불황형 흑자'가 세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도 무역과 연관된 관세도 5000억원, 토지·주택과 연관된 상속증여세도 2000억원 줄었다. 경기 침체로 인한 국내외의 거래 감소가 전반적인 세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8월부터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세수가 들어오더라도 연간 예상되는 펑크 규모는 48조원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사진) 역시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6월까지의 (세수 부족) 수치보다 (연간)세수 결손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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