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독한 아빠에게 간 떼준 16살 아들 "수술 두려웠지만, 결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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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고려대안산병원에서 부자(父子)간 생체 간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이식 수술을 집도한 한형준 교수는 "환자는 간경화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내원했고, 계속된 치료에도 간암 재발의 위험이 있어 이식이 불가피했다"며 "수술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만큼 환자와 기증자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향후 진료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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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고려대안산병원에서 부자(父子)간 생체 간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오랜 기간 투병 중인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고2 아들이 자기 간을 기증한 사례인데, 수술 결과도 좋아서 환자와 아들 모두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이들이 간 이식술을 진행하기까지 순탄치 않은 사연이 공개돼 주목된다.
49살인 남성 이 모 씨는 지난 15년부터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화를 앓고 있었다. 집 근처 병원에 다니며 약을 먹다가 증상이 악화해 2019년 토혈 후 고대안산병원에서 진료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엔 간암까지 발병했고, 결국 간 이식을 고려해야 했다.
하지만 간을 기증할 공여자를 찾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간 이식은 크게 '생체 간 이식'과 '뇌사자 간 이식'으로 나뉘는데, 국내에서는 뇌사자 기증이 드물어 가족 중에 공여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성인 보호자부터 먼저 대상자가 된다.
맨 처음 검사받은 사람은 이 씨의 배우자였다. 하지만 간이 작아 공여자로 적절치 않았다. 환자의 여동생도 마찬가지였는데, B형 간염까지 앓고 있었다. 설상가상 아들 2명 중 첫째도 기흉으로, 기증이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은 이 씨의 둘째 아들 이 모(16) 군이었다.
이 군은 만 16세로 법적으로는 간 기증이 가능했지만, 수술에 따른 위험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이 군의 어린 나이가 의료진과 가족 모두를 깊은 고심에 빠뜨릴 수밖에 없었다. 의료진들은 이 군이 만 17~18세가 되는 때까지 기다린 후에 이식을 진행하는 차선책도 고려했지만, 이 씨의 상태가 위독했고 무엇보다 간을 기증하겠다는 이 군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같은 날 수술대에 누웠다. 간이식 수술팀이 두 사람의 상태를 확인했고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아들의 간의 일부를 간담췌외과 김상진 교수가 적출하고, 이어서 한형준 교수가 아들의 간을 환자에게 이식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아들은 빠르게 회복해 11일 만에 퇴원했고, 이 씨도 퇴원을 앞두고 있다.
이 군은 "가족 중에 유일하게 내가 아빠를 살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당연히 간을 기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수술을 받는 게 조금 두렵기는 했지만, 아빠를 살리는 게 훨씬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아들의 말에, 병상에 앉은 이 씨는 곁에 있던 아들의 팔을 잡아 몸 쪽으로 끌어당기며 "아들이 정말 고맙고 기특해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간 기증 수술을 받느라 중요한 시기에 입원해서 아들의 학업에 지장을 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자신을 살린 아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식 수술을 집도한 한형준 교수는 "환자는 간경화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내원했고, 계속된 치료에도 간암 재발의 위험이 있어 이식이 불가피했다"며 "수술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만큼 환자와 기증자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향후 진료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지난 2018년에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까지 3개 병원을 아우르는 통합간이식 진료팀(LT-KURE, Liver Transplantaion &-Korea University Remedy Ensemble)을 출범했다. 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인력·자원·운영 프로그램을 하나로 통합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물론 개별 병원의 강점과 수술 노하우가 결합하면서 생체 간 이식의 경우 100%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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