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3]가전, 성능경쟁 넘어 공간·스토리 담는다
“미래 가전이 만들어 낸 삶의 공간, 그리고 이곳에서 쓰여질 새로운 라이프 스토리”
개별 가전제품의 성능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 글로벌 가전 업계가 제품 하나가 아닌 소비자의 삶을 바꿀 공간과 스토리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1일(현지시간) 개막하는 IFA 2023는 글로벌 가전 메가트렌드의 변화상을 확인하는 자리다. 올해 IFA는 참가기업만 2000여개가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엔데믹 이후 완전체로 치러지는 행사로 최대 관심은 삼성전자, LG전자, 보쉬, 밀레, 하이센스, 메디아 등 종합가전회사들이 제시하는 비전이다. 가전시장 불황을 깨고 하반기 수요 반등을 이끌 킬러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베를린에 모인 글로벌 가전사는 하나 같이 '공간'의 가치를 강조할 예정이다.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낸 공간 속에 소비자가 새롭게 경험할 라이프 스토리를 알리는 데 주력한다.
제품도 플랫폼도 각기 다르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같다. 기술과 디자인 면에서 브랜드 차별성을 구축하며 그들만의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고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단순히 제품 하나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신뢰를 쌓고 나아가 팬층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안하는 새로운 공간 스토리가 눈에 띈다. '의미 있는 연결'을 주제로 참가한 삼성전자는 '미래 사회 속 초연결'을 전시 테마로 예고했다. '모두를 위한 즐거움과 지속가능한 삶'을 주제로 나선 LG전자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공간'을 준비했다.
삼성전자는 확장된 스마트싱스 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해 △홈 제어 및 보완·관제 △헬스·웰니스 △엔터테인먼트를 주제로 한 별도 존을 꾸린다. 홈 제어 및 보완·관제에선 자동화 분야 전통 강호인 스위스 기업 ABB 플랫폼과 스마트싱스를 연동한 솔루션 월 패드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31일 개막에 앞서 개최한 프레스 콘퍼런스 진행에서도 공간과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싱스의 편리함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영상과 함께 영상 속 등장 인물이 직접 무대에 나와 연기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연출이다. 빵을 굽는 장면에서는 실제 빵 냄새가 행사장 전체에 퍼지기도 했다.
LG전자는 전시관을 숲길을 형상화한 '지속가능한 마을'로 꾸미며 ESG 요소를 강조한다. 세컨드 하우스 형태의 스마트코티지를 고효율 빌트인 가전, 태양광 에너지,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과 하나로 묶어 원스톱 넷제로 하우스 솔루션으로 제시한다. 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와 GS건설이 협력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관람객들은 △맑은 날 △이른 저녁 △정전 상황 등 개인의 일상 속 다양한 에너지 사용 상황에 맞춰 구현되는 LG전자의 에너지 제어·관리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LG 씽큐 홈 전시 공간에서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필요한 기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LG UP가전을 선보인다. 올해 공개한 UP가전 2.0도 체험할 수 있다. UP가전 2.0은 제품 구매 순간부터 사용하는 내내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차별화된 핵심부품과 앞선 기술력으로 만든 친환경·고효율 가전을 통해 고객의 일상에 지속가능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스마트 홈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도 마찬가지다. 독일 가전기업이 밀레는 전시 공간 자체를 오픈 하우스 형태로 조성하며 참관객에게 밀레 가전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과 편의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시 구조물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해 제품의 ESG 가치를 공유했다. 보쉬와 지멘스도 홈 커넥트 기술의 진화를 통한 스마트 홈 적용 가전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가전기업 하이센스는 ULED TV, 레이저TV 등 대형 스크린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거실에서 근장과 같은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센스는 기기별, 사용자 맞춤형 기능과 인공지능(AI) 서비스 제공에 대해 시나리오별 접근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IFA 전시 차원에서도 미래 기술이 가져 올 지속가능 미래 공간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조성되는 지속가능한 마을은 참가기업들의 친환경 기술의 격전장이다. 각종 로봇들이 모여있는 '로봇의 집' 역시 또 다른 하이라이트다. 신기술이 도입된 각종 로봇들이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공간에서 참관객들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올리버 멀린 IFA 전무는 “지속가능성과 함게 AI와 디지털, 헬스도 주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며 “IFA가 젊은 세대들이 반드시 방문해야하는 이베트가 될 수 있도록 모든 트렌드 주제를 다루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베를린(독일)=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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