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제도 공백"…인권위에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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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민 연대체가 임신중지 의료를 '낙태죄'로 처벌할 수 없게 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정부가 후속 제도를 도입하지 않아 건강권이 침해됐다며 진정서를 냈다.
모두의안전한임신중지를위한권리보장네트워크(모임넷)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신중지 권리 보장 책임 방기로 건강권과 재생산에 대한 결정권 등을 침해당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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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의료·시민 연대체가 임신중지 의료를 '낙태죄'로 처벌할 수 없게 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정부가 후속 제도를 도입하지 않아 건강권이 침해됐다며 진정서를 냈다.
모두의안전한임신중지를위한권리보장네트워크(모임넷)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신중지 권리 보장 책임 방기로 건강권과 재생산에 대한 결정권 등을 침해당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모임넷은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이후 제도 변화가 미비해 실제로 재생산을 결정할 물리적 토대는 만들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복지부·식약처 등 정부부처가 입법부에 책임을 떠넘기거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피하고 있다"며 인권위가 정부에 책임 이행을 촉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건보적용 근거조항인 모자보건법 제14조는 우생학적 이유를 바탕으로 하며 법적 실효가 없고, 매우 제한적이라 양질의 임신중지를 제약한다"고 비판했다.
모자보건법 14조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 사례를 규정한 것으로 이 조항에 따르면 유전질환자나 강간으로 임신한 자 등에 한해서만 수술이 허용된다. 이 외의 사례도 건보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성공률이 95∼98%로 높고 심각한 후유증 없이 복용 가능한 유산유도제인 미페프리스톤을 공식 도입해 안전하게 초기에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에는 국내 제약사가 미페프리스톤을 주 성분으로 하는 '미프진'의 국내 도입을 위해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보완 요청을 받고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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