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보증금제 후퇴없도록 환경 생각하는 실천·용기 필요"
"2016년 노형동 주민 10명 동아리에서 시작해 사회적 기업 성장"
"제주 최초 제로웨이스트샵 지구별가게 운영"
"여성·건강·환경 3가지 목표 갖고 제품 제조·판매"
"제주 분리배출 유리소재 처리 한계…보완해 등급별 처리해야"
■ 방송일시 : 2023년 8월 30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사회적기업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 이경미 대표
◇박혜진>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대한 관심도 늘어가고 있죠. 오랜 시간 이 일에 힘을 쏟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함께하는그날 협동조합의 이경미 대표를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경미> 안녕하세요.
◇박혜진> 먼저 함께하는그날 협동조합 어떻게 언제 세우셨는지 소개해 주시죠.
◆이경미> 2016년 나의 가족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생협이라는 곳에서 노형 마을 모임을 하고 있었는데 생리대가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는 뉴스를 보고 생리대를 나눠주고 싶었어요. 면생리대를 만들어서 조합원들에게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일회용 생리대를 사서 지역에 나누기 시작했어요.
면생리대 만들기 동아리를 하고 있었는데 여성 건강에서 지구 건강까지 가게 된 거죠. 그래서 저희는 면 생리대와 면와이스라고 면 휴지 등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사회적 기업이 된 거죠.
◇박혜진> 함께하는그날 협동조합만의 특징이 있을 것 같아요.
◆이경미> 저희가 지구별가게라고 제주의 최초의 제로웨이스트 매장이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은 제품을 제조하는 기반의 마을 기업이고요. 현재는 전국의 회원사가 한 300곳 확보되어 있는 판매사이기도 하고요.
초기에는 여성이 건강해야 지구도 건강하다라는 미션을 가지고 기부 활동을 하다가 지금은 확장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그리고 환경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성, 건강, 환경 3개의 키워드를 등대를 삼아서 제조·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환경 행사와 캠페인, 교육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구별가게를 만들고 SNS를 같이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제주 여행을 하면서 여길 찾아오는 거예요. 제주 제로웨이스트 여행 상품을 만들고 참여하는 숙소들에겐 웰컴키트 같은 것도 만들어서 동참시키는 캠페인도 같이 했고요. 2022년에는 업사이클링 사업을 시작했는데 투명 페트 분리배출이 되면서 페트는 재활용 되는데 페트 위에 있는 뚜껑들이 버려지더라고요. 그 뚜껑들을 모아서 쓰레기를 줍는 집게를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업사이클링 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작년엔 상을 좀 많이 받았거든요.
의류교환 파티를 열어서 버려지는 옷의 원단을 활용해서 업사이클링 브랜드도 만드는 등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지금 전국의 제로웨이스트샵들이 세워져 있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어요.
◆이경미> 전국에 제로웨이스트 가게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편의점만큼 많았으면 좋겠는데 오히려 많아지다가 그 추세가 꺾여서 살짝 긴장을 하고 있거든요. 2022년까지 전국에 400개 있다가 줄어서 한 300개가 됐습니다. 사라진 건 아무래도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기존과는 좀 다른 거죠.
유통 구조가 제조부문이 대형화되어 있지 않으니까 단가가 어려웠을 거고요. 유통 마진이나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개인의 사명감으로 시작을 했다가 장기간으로 가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박혜진> 얼마 전에 전국의 제로웨이스트샵 운영자들을 제주에 모아서 워크숍을 마련하셨다고 하던데 어땠는지도 소개해 주세요.
◆이경미>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하는 고치가치 프로젝트 중에 하나인데 원도심 살리기 프로그램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요. 이번 워크샵에 제로웨이스트 활동가들 불러서 제주 여행은 이렇게 하는 거야. 동문시장에서 쓰레기 없이 뭔가를 먹을 수 있어 이런 것도 보여주고 싶었고 사실은 위로를 해주고 싶었어요.
이번엔 특별히 좀 지방에서 많이 불렀는데요. 지방에서 외딴섬처럼 외롭게 활동하고 있는 분들을 불러서 혼자가 아니다. 우리 아직까지 많이 있고 새로운 방법이 있을 거다라고 서로가 응원하는 시간을 좀 가졌습니다.
◇박혜진> 이번 워크숍에서 어떤 얘기들 서로 나누셨는지도 말씀해 주시죠.
◆이경미> 사라지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샵들을 서로 걱정하고 또 지쳐가고 있는 활동가들에게 어떻게 하면 힘이 될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었는데요. 영세한 제로웨이스트 샵들이 개인의 사명감만으로는 오래 지속하지 못함을 깨닫고 사업적으로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방안으로 공동 브랜드를 제안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모두가 거의 다 동의를 했고요. 함께 정보를 공유해서 협력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도 급하지 않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대표님께서 언제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셨을지도 궁금합니다.
◆이경미> 세상이 급변한다고 생각되는 게 지금은 배달의 시대 일회성의 시대인데 저는 아직 배달 앱을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옛날 할머니들이 쓰시던 천 같은 거 쓰고 제가 필요로 하는 걸 제가 만들어서 팔 수 있는 게 너무 좋아요.
◇박혜진> 현재 제주에서 컵 보증금제가 시행이 되고 있잖아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반발도 있었고 논란도 있었습니다마는 나름 자리를 잡아간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합니다만 대표님 보실 때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이경미>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고요. 쓰레기를 만든 곳에서 쓰레기를 치워야 하는 EPR 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라는 건데요. 모든 제품은 그 제품이 폐기될 때까지 생산자가 처리 책임까지 지는 거죠. 너무나 합리적인 정책이고 그 일환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작년부터 시행되었어야 했는데 그게 축소가 돼서 제주, 세종 두 곳만 시범 시행 중에 있습니다. 자꾸 여론을 시민들이 불편해한다, 소규모 자영업자들만 괴롭힌다 이렇게 몰고 있는데요.
지금이라도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이에 대한 적절한 방안을 마련을 해야 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게 소재 단일화예요. 지금부터 만드는 것의 소재를 단일화할 수 있으니까 일회용 컵을 투명 페트로 만들면 페트 투명 분리 배출하는 데 같이 분리 배출하면 되거든요.
근데 지금 나와 있는 테이크아웃 컵들은 모두 소재가 달라요. PP PS PPT 다 달라요. 얘네들을 같이 분리 배출을 할 수가 없어요. 분리배출을 한다 하더라도 그걸 빼내는 게 일이에요. 그래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빨리 전국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제주 지역의 쓰레기 문제도 심각한데 이 문제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경미> 이전에 유리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일회용 컵들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찾아다녀봤는데요. 유리가 특별히 문제가 됐던 게 제주에서는 모든 병들이 제주에서는 C급이 되어서 나갑니다. 특히 물류로 움직여야 되는 제주에서는 플라스틱에 담아도 되는 것들은 플라스틱에 담았으면 좋겠어요. 유리에 담아서 중량을 너무 높이면 물류비용이 너무 나갑니다.
그렇다고 유리가 재사용되지 않아요. 재활용이 되는데 그나마도 C급으로 재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시설에서 A급 B급 C급 정도는 만들어줘야 되는데 제주에 유일하게 유리를 처리하고 있는 사장님 표현으로는 시설설치비가 20억원이면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박혜진> 안타깝네요.
◆이경미> 그만한 공간이 하나만 더 있으면 A급 B급으로 가서 재사용도 될 것 같거든요. 현재 국내 소주병과 맥주병들은 재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근데 그 외에 수입 맥주병들은 다 분쇄가 되고 있고요. 또 고급 유리들도 다 분쇄가 되고 C급유리가 되는 겁니다.
시설을 하는 데는 돈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사실은 장소가 없다고도 하셔요. 공간이 마을에 들어가면 마을 주민들이 싫어하시고 요즘 재활용 도움센터나 클린하우스가 집 근처에 있어서 편리해졌잖아요. 이게 마치 역세권처럼 인식 전환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좀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혜진> 방송 듣고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해주시죠..
◆이경미> 우리 시민이 할 수 있는 건 정책에 따른 실천입니다. 처음이라서 조금 복잡하고 귀찮을 수 있지만 일회용컵 보증금제 정책에 앞장서 주시고 정책이 후퇴하지 않게 지지해 주셔야 합니다. 물론 그 무엇보다 좋은 건 나의 용기를 가지고 다니는 거죠. 나의 텀블러가 될 수도 있고 나의 도시락이 될 수도 있지만 마음속의 용기도 꼭 갖고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박혜진> 수요인터뷰 사회적 기업 함께하는그날 협동조합의 이경미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대표님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경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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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zzzin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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