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담배소송 1심 패소, 법체계 잘못됐다 의심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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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건보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9년째 진행 중인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해 "법리적인 부분에 대해 새로운 근거를 마련해 철저히 2심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법원은 2011년 암환자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폐암 중 소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에 대해 흡연과의 인과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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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담배, WHO서도 1급 발암물질 지정"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건보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9년째 진행 중인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해 "법리적인 부분에 대해 새로운 근거를 마련해 철저히 2심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패소 판결을 내린 1심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법체계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일으킬 정도"라며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건보공단 주최로 열린 '담배와 암의 개별적 인과관계' 전문가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건보공단은 2014년 4월 "흡연 때문에 암에 걸린 환자들이 추가로 부담한 건강보험 진료비를 물어내라"며 담배회사 KT&G, 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533억 원 규모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6년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2020년 원고 패소 판결을 했고, 지금은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의대 교수 출신인 정 이사장은 흡연이 발암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의대생들을 가르칠 때 설암, 폐암, 췌장암 등 담배가 일으키는 암을 시험에 냈다"며 "(이런 문제를) 틀리면 의사가 되지 못할 정도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담배로 인해 폐암에 걸린 사람이 있는데 한 명도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건 의학적으로 잘못됐다"며 1심 판결에 유감을 밝혔다.
세미나에서도 담배와 암의 인과관계가 강조됐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강숙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담배가 인간에게 암을 발생시키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지 않았냐"며 "계속 흡연하면 DNA가 변이돼 암이 발생한다고 이미 입증됐는데 법원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법원은 2011년 암환자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폐암 중 소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에 대해 흡연과의 인과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에 건보공단은 이들 암 3종 환자 가운데 20년간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하고 총흡연기간이 30년 이상인 3,456명에 대해 공단이 2003~2013년 진료비로 부담한 금액을 추려 소송을 제기했다.
공단 측은 1심에서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는 수많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입증된 사실이고, 고도 흡연 이후 소세포폐암 등으로 진단받았다면 흡연으로 인한 질환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흡연 외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폐암이 발병할 수 있다며 담배회사 손을 들어줬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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