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민주당, 홍범도 흉상·해병대 수사 외압 놓고 충돌

정대연·조문희·문광호·이두리 기자 2023. 8. 3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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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논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을 놓고 충돌했다. 한 총리는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개명과 관련해 “수정(개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에서 홍범도함 개명 문제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기동민 민주당 의원 질의에 “우리의 주적과 전투를 해야하는 군함에다가 전 소련 공산당원 자격을 가진 사람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된다)”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기 의원이 “이런 불필요한 이념 논쟁, 독립지사 5인 흉상을 이전할 것인가 철거할 것인가 하는 부분을 당장 백지화하는 게 맞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백지화를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우리의 국체를 지키는 일이라면 저는 그런 건 건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철 지난 이념·역사 전쟁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광복절 경축사에 공산세력, 전체주의, 반국가세력이 이렇게 많이 나올 정도면 우리나라 상황이 무슨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콩이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라는) 이런 백해무익한 논쟁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후손으로서 너무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헌법에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해병대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기 의원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기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위원 상당수가 ‘항명수사가 부당하다,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음에도 (국방부 검찰단이 박정훈 전 수사단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진실을 은폐·축소하고, 한 사람을 생매장시킴으로써 진실과 정의를 다 묻어버리려고 한다는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왜 국민들이 다 ‘정부가 은폐한다’고 생각한다고 단정하느냐”면서 “위원님의 일방적인 해석일 뿐이다. 위원님 주장은 완전 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 대응을 지적하는 민주당에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한 총리는 정부가 우리 해역 방사능 오염 감시, 수산물 소비 촉진 등에 올해 약 3700억원, 내년 약 7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 “그건 가짜 뉴스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오염수 위험성을 강조하는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오염수 대응에 드는 비용을 일본 정부에 청구해야 한다며 “지금 재정도 어려운데 (정부가) 일본에 (구상권을) 청구할 생각도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마약 범죄 증가, 어려운 경제 상황을 문재인 정부 책임으로 돌렸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때 대검찰청 강력부 및 일선 경찰청 강력부 폐지가 마약 범죄 급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연히 정부의 마약 대응 역량을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검·경 수사권 조정 밀어붙이면서 검찰 미워하다가 정말 마약 천국이 될 판”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날 단식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 “단식이 소환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는 못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김경만 민주당 의원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여기서 빚을 더 내면 우리가 대외신인도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가) 재정을 빚을 내서 투입해 과다한 국가 채무로 지금 쌓여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것이 미래세대에 대한 과도한 빚 부담 전가, 대내외 신인도 (하락) 우려 문제 등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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