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 3년만에 최대폭 하락 생산·투자 뒷걸음 '트리플 감소'
中침체·車개소세 인하종료 충격
선행지수는 올라 경기회복 기대
최상목 "9~10월부터 지표 개선"
지난 7월 생산·소비·투자 등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3대 부문이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다. 월별로 볼 때 '트리플 감소'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 장마철 집중호우,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이 '복합 악재'로 작용하며 겨우 반등 기미를 보이던 실물경제가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09.8로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먼저 반도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감산한 탓에 광공업 부문을 중심으로 생산이 줄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비스업 생산은 0.4% 늘었지만, 반도체가 포함된 광공업 생산은 2%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은 지난 2월(-15.5%)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덩달아 기계장비 생산도 7.1% 감소했다.
중국 경제의 회복 부진 등으로 상품 판로가 막히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큰 폭으로 올랐다. 제조업 수출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제조업 수출 출하는 전월 대비 14.5% 감소했다. 이는 1987년 8월(-15%) 이후 35년1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전년 대비로는 7.2% 줄었다. 제조업 재고 자체는 1.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출하가 급감하면서 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눈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 대비 11.6% 급등하며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5월과 6월에 출하가 크게 증가했다가 7월에 많이 감소했다"며 "재고 수준 자체보다 출하가 크게 줄면서 재고율이 많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 감산을 통해 재고량 자체가 크게 늘지 않았으나, 출하가 밀리면서 재고율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국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2% 줄었다. 역시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소비는 지난 5~6월 두 달 연속으로 반짝 증가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승용차 등 내구재(-5.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1%), 의복 등 준내구재(-3.6%) 등에서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7월 폭우 영향으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데다 6월 말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서 소매판매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승용차 구매가 줄어든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설비투자로 잡히는 법인의 자동차 구매까지 줄면서 설비투자는 2012년 3월 이후 11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8.9%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 하락했지만,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상승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수출이라든지 무역수지라든지 물가라든지 8월까지는 여러 가지로 횡보를 많이 보이다가 9~10월부터 지표상으로는 더 개선되는 모습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의 '상저하저'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일단 선을 그은 셈이다.
[홍혜진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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