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정권 폭주 막겠다" 단식투쟁 … 與 "사법리스크 덮나"
비명계, 당대표 사퇴 주장에
李 "침소봉대…당원지지 굳건"
민주당 1박2일 긴급 의총
우원식 "제1야당대표 단식
DJ이후 처음…나라꼴 참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단식 투쟁을 시작하고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1박2일 철야 농성에 들어가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한 투쟁 방법으로 단식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국민의 삶이 이렇게 무너진 데는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 퇴행적 집권을 막지 못했고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막지 못했다"며 "그 책임을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주요 야당 정치인들은 뜻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 수단으로 단식을 꺼내들곤 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가택연금 중이던 1983년 5월 18일부터 5·18민주화운동 3주년을 기념해 △구속 인사 전원 석방 △해금·해직된 교수와 근로자, 제적 학생의 복직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199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2014년 문재인 전 대통령, 2016년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2019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단식 투쟁을 벌였다.
단식까지 나선 상황이지만 이 대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사퇴설이 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고 9월 정기국회 이후 검찰이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도 당내 갈등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내 일각의 사퇴 주장에 대해 "절대 왕정에서도 당연히 왕이 물러났으면 하는 게 있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침소봉대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민주당 지지자들, 또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현 당 지도체제를 지지하지 않느냐. 명백한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물음에 "이건 검찰 스토킹"이라며 "2년 가까이 400번 넘는 압수수색을 통해서 그야말로 먼지 털듯 털고 있지만 단 하나의 부정 증거도 없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내년 총선에 달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 대표는 과반 승리를 목표로 내세우기보다는 여당보다 한 석이라도 더 얻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대표는 "퇴행을 막고 또 대한민국의 전진을 담보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단 한 석이라도 이겨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지지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할 수 있도록 넓게 판을 벌이고 포용해 혁신적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은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단식을 선언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결국 자신을 향한 법의 심판이 다가오니 어떻게든 관심을 돌려보기 위해 가장 치졸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며 "본인의 잘못에는 침묵하고 이제는 정치까지 내팽개친 이 대표에게 당 대표직은 걸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중단 촉구를 위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이날 오후 7시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비상시국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의원들이 118명 정도 참석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를 중단하라" "윤석열 정부는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천명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 대표는 "싸우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이 이 길이어서 이 길을 선택했다"며 의원들 앞에서 단식을 결정하게 된 경위를 다시 한번 밝혔다. 이어 "(정부는) 아마도 정치에 필요하다면 대북 갈등, 분열을 넘어서 심지어는 제2의 총풍, 어쩌면 국지전을 불사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장선다"며 "부당한 권력의 폭압을 멈추고 제대로 정상적인 나라로 복귀시키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제1야당 대표가 이렇게 단식을 하는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로 처음이 아닌가 싶다"며 "제1야당 대표가 단식 농성을 할 수밖에 없는 망가진 나라 꼴 참으로 참담하다. 참으로 엄중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바다를 지키기 위해선 빠른 (방류) 중단만이 답이다. 진짜 필요하면 민주당을 다음 총선에서 200석 이상 만들어줄 것"이라며 정부·여당을 향한 총력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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