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동안 최저임금 50% 인상" 기시다, 소득 늘려 내수 구하기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3. 8. 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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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소비 꺾이자 자구책
2030년대 중반 1500엔 목표

일본 정부가 향후 10년 동안 최저임금을 지금의 1.5배 수준인 시간당 1500엔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최근 잇단 물가 인상으로 소비가 꺾이자 임금을 올려 내수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열린 정부의 '새로운 자본주의 실현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저임금과 관련해 "2030년대 중반까지 1500엔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10월부터 일본 최저임금은 전년 동기보다 43엔 오른 1004엔이 적용된다.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의 평균 최저임금이 1000엔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일본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일본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독일 최저임금은 1749엔, 프랑스는 1679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00엔 등으로 일본 수준을 훨씬 웃돈다. 한국의 내년 최저임금도 시간당 9860원으로 일본보다 500~600원 높다.

기시다 총리 내각이 적극적으로 임금 인상에 나서는 것은 물가 문제가 심상치 않은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휘발유 가격은 15주 연속 올라 지난 28일에는 전국 평균 소매가가 ℓ당 185.6엔(약 1680원)으로 15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CPI 상승률은 11개월 연속 3%를 넘어섰으며, 2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6월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외한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이러한 분위기는 기시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요 언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대 중반까지 추락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시다 내각이 우선 꺼내 든 카드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분석된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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