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전세계 기업 750조원 풀었다 … 배당株 전성시대
기업 88% 규모 늘리거나 유지
유럽 은행·日도요타 증가폭 커
이익 감소 인텔·블랙스톤 삭감
월가 "저평가된 배당주 살 때"
올해 2분기 전 세계 기업들의 배당금이 5681억달러(약 750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배당주들이 올해 기술주 위주 상승 랠리에서 하락세를 보였지만 월가에선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종목을 저가매수할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31일 미국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 글로벌 배당지수(JHGD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1200개 기업의 배당금(특별배당금 제외)은 총 568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기간 기업 88%가 배당금을 늘리거나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은행업종 배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853억달러로, 전 세계 배당금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환경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은행들이 배당금을 크게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야누스헨더슨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럽 경제에 충격이 있었지만, 기업들이 여전히 성장을 이끌어갔다"며 "올해 전 세계 배당금은 1조6500억달러로 전년 대비 5.2%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누스헨더슨의 글로벌 주식 책임자 벤 로프트하우스는 "은행 부문은 올해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며 주주들에게 기록적인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며 "취약한 경제 환경은 일반적으로 은행에 부정적이지만 금리 인상이 은행 마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배당을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 위치한 은행들의 배당이 크게 늘며 영국을 제외한 유럽 지역 배당금은 1845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도요타 등 자동차 제조업체 배당금도 같은 기간 20.1% 증가했다. 일본 전체 기업 배당금은 6% 성장한 367억달러를 기록했다. 야누스헨더슨은 보고서에서 "도요타를 비롯해 일본 기업 10곳 중 9곳이 전년 동기 대비 배당금을 올리거나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2분기 미국 기업들은 배당금 1480억달러를 지급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일라이릴리 등 헬스케어 기업들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인텔과 블랙스톤은 배당금을 삭감했다.
야누스헨더슨은 "인텔은 매출 감소로 인해 분기당 배당금 10억달러를 절약하고 투자에 필요한 현금을 보유하기로 결정했다"며 "블랙스톤은 자산 평가가치가 낮아지며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블랙스톤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39% 급락했다.
배당금이 증가한 주요 선진국과는 달리 한국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전년 동기 대비 배당금을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금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한 90억달러다. 야누스헨더슨은 "자동차 제조업체인 현대차·기아의 배당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철강업체 포스코와 헬스케어그룹 셀트리온 등의 배당금 삭감을 상쇄하기엔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배당금 증가 추세로 인해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도 집중되고 있지만 올해 주가는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선 주가 하락으로 배당 매력이 더 높아진 기업을 매수할 타이밍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울프리서치는 "경기 침체 우려로 빅7은 하락할 수 있고 이런 환경에서 배당 전략과 방어적 전략이 더 우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씨티그룹은 통신사 AT&T와 버라이즌이 8%에 가까운 배당수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AT&T·버라이즌과 더불어 알트리아(8.8%), 키코프(7.5%), 트루이스트파이낸셜(7.3%),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7.3%) 등이 배당수익률 7%를 넘는 S&P500 종목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실적 개선에 따라 배당을 늘리며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3분기 은행 배당금을 주당 1달러에서 1.05달러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심각한 충격에도 회복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금융시스템과 더 넓은 경제에 기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3분기 배당금을 주당 77.5센트에서 85센트로 인상한다고 밝히고 2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김금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내년 생계급여 오른다지만…기초연금 받는 노인은 수급액 ‘뚝’ - 매일경제
- 오늘 슈퍼문+블루문 겹친 ‘슈퍼 블루문’ 뜬다…놓치면 14년 기다려야 - 매일경제
- 옆동네는 텅 비는데…“이참에 집 사자” 3040 몰려가는 이유 따로있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윤 대통령,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키로 - 매일경제
- “주3일 출근도 못하겠다? 그럼 나가라”…재택근무에 칼 뽑은 기업들 - 매일경제
- 육만전자도 던졌다…외국인 석달째 “Bye 코리아” - 매일경제
- 김해 정신병원에서 무슨 일이…이틀 연속 환자들 탈출 시도 - 매일경제
- “오늘은 이념보다 치킨”…대구서 홍준표와 ‘치맥’ 이준석 - 매일경제
- 한달에 4만원 캐시백?…서울·경기 출퇴근 김 대리, 무슨 카드 쓰길래 - 매일경제
- “韓이 강하다는 걸 알았기에, 승리가 놀랍다” 베트남 주장도 놀란 대반전 역전승, ‘충격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