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감독 “테니스는 十年대계...아시안게임 金 불가능하지 않아”

박강현 기자 2023. 8. 3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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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한지 1년이 됐네요.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본선에서 뛸 수 있는 선수를 양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형택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이 31일 장충테니스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리온

이형택(47)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은 31일 서울 장충테니스장에서 열린 창단 1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7월 창단한 오리온 테니스단은 이 감독을 포함한 코칭 스태프 및 유망주 선수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오리온은 남자 테니스 유망주 김장준(17), 정연수(16), 김동민(14)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제공하고, 국내외 국제테니스연맹(ITF) 주니어 대회 출전에 필요한 비용 등을 지원한다.

이 감독은 “테니스는 10년이라는 장기 목표를 가지고 (육성)해야하는 운동”이라며 “이 선수들이 계속 성장해 성인이 되어서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 국제 대회에 많이 도전하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이어 “(회사가 이렇게 지원하는 게) 처음이기 때문에 이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내놓으면 회사에서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형택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이 31일 장충테니스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리온

이 감독은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중 하나인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한국 남자 선수 중 최초로 16강까지 2회(2000·2007년) 오른 테니스 선구자이자 ‘전설’이다. 그의 뒤를 이어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한 정현(27), 한국 선수론 최초로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에서 통산 2회 우승한 권순우(26) 등이 나왔다.

이 감독은 “5세트까지 하는 메이저대회에선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아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처음엔 팔굽혀펴기도 잘 못해 깜짝 놀랐다. 다행히 지금은 매일 코어운동 등을 한다”며 “저는 체력 강화를 위해 훈련 외에도 매일 두 시간 정도 빠짐없이 밴드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현 및 권순우를 이을 재목으론 김장준을 꼽았다.

테니스 유망주 김장준. /오리온

실제로 김장준은 지난 1월 ITF 인도 뉴델리 및 콜카타 국제주니어대회에서 연거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장준이는 국내 주니어랭킹 1위이고 세계 주니어랭킹은 46위이다. 내년엔 ‘톱 10′안에 진입시킬 것”이라고 공언하며 “이미 파워도 좋고 자신감도 좋지만 체력적인 부분이 보완이 필요하다. 체력이 돼야 기술 발휘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장준은 내달 12일부터 열리는 제 67회 장호배 주니어 테니스대회에 출전한다.

이형택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이 31일 장충테니스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리온

이 감독은 테니스가 생활 체육으로 각광 받는 것을 넘어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더 많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도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외국 코치들이 와서 얘기하는 게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테니스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 게 아닐까 지적했다”며 “외국은 경비가 생기면 투어를 다니려고 한다. 랭킹을 올려서 스폰서를 받기 위함이다. 근데 한국은 실업팀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 그래서 (국제무대에) 도전하는 사람이 소수다. 10명 도전하는 것하고 3명 도전하는 것에 있어선 성공 확률 차이가 많이 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지목했다. 이어 “도전해야 메이저대회 예선, 본선에도 가고 해내야 (자연스럽게) 스폰서도 붙고 그럴 것”이라며 “지금 우리나라 선수들이 더 도전했으면 좋겠다. 권순우 같은 선수가 4명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내달 23일부터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TV조선 테니스 해설위원이기도 한 이 감독은 “현실적으로 말했을 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항저우가 고향인 우이빙과 장즈전 등 중국 선수들의 기세가 좋다”면서도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권순우가 예전 경기력을 빨리 찾는다면 금메달이 불가능하진 않다”고 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선 ‘우리가 금메달을 딸 것이다’라고해서 딴 적이 없고, 오히려 못 딴다 했을 때 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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