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아마' 먼저 잡아라 … 영입 전쟁터 세라지오GC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3. 8. 3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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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후원금지 규정 풀려
선수 매니지먼트사들 총집결
"영입 후보에 중학생도 있어"
용품사·기업 담당자도 몰려
"프로 데뷔 후에는 이미 늦어"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이 세라지오GC 연습그린에서 연습하는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이 대회에는 아마추어 톱랭커들이 다 나오잖아요. 무조건 와야 해요. 지금 잘 치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스윙이나 인성을 보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미리미리 체크해놔야죠. 지금 다른 매니지먼트사들도 다 와있잖아요."

31일 '아마추어 메이저' 제27회 카카오VX 매경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가 열린 경기도 여주시의 세라지오 골프클럽 연습 그린 앞에 골프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이 몰려들었다. 좋은 선수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미 이들은 대회 첫날부터 '영입 후보' 리스트를 체크하면서 경기를 지켜보고 선수들 부모들과 인사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아마추어 후원 금지' 규정이 풀렸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세계 골프 규정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 골프단체 R&A가 아마추어 선수의 스폰서 계약을 허용했다. 이제는 잠재력이 뛰어난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 선수처럼 수억 원의 후원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당연히 매니지먼트사들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선수들과 관계를 맺고 영입을 해야 한다. 특히 '아마 메이저' 대회는 반드시 와서 선수들의 컨디션과 실력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

대회 첫날부터 코스를 찾아 10여 명의 선수 리스트를 펼치고 한 명 한 명의 플레이를 직접 본 한 매니지먼트사 임원은 "아마추어 계약이 풀리면서 영입을 검토하는 선수들의 나이가 중학생까지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마추어 톱랭커들은 한정적이다. 이미 매니지먼트사 소속 선수들도 많다. 얼마 없는 선수들을 잡기 위해 전쟁이 펼쳐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특히 가장 관심을 받는 선수들은 이미 검증된 국가대표 선수들. 노출 효과가 크지는 않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하는 대회에서 스폰서 모자를 쓸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을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 하나. '선점 효과'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임성재, 김시우, 이경훈 등을 후원하는 CJ그룹 관계자는 "아마추어 선수 후원이 가능해진 지난해부터 여러 나라의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켜봤다. 잠재력이 뛰어나면서 인성까지 겸비한 아마추어 선수를 찾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담당자는 "KB금융그룹과 삼천리라는 성공 사례가 있는 것처럼 기업들도 아마추어 영입에 남다른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이제는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마추어 대회에 방문해 미리미리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품사들도 바쁘긴 마찬가지다. 이미 세라지오GC에는 각 용품사 담당자들이 현재 자신들의 용품을 쓰는 선수들을 지원하고 또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연습 그린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한 용품사 관계자는 "클럽과 공은 아마추어 때 사용해야 프로 이후에도 사용하는 지속성이 있다. 그래서 아마추어 후원을 지난해부터 크게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여주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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