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이득' 도박사이트 총책, 필리핀서 강제송환
법의 허점 악용해 송환 피해
마이바흐 10대 등 호화생활
경찰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의 한국인 총책 A씨를 지난 30일 국내로 송환했다. 현지에서 검거된 지 2년 만이다. A씨가 속한 조직은 1조30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동남아 최대 규모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왔다.
경찰은 A씨를 지난 30일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9월 검거돼 2년 동안 필리핀 이민국 외국인보호소에서 수용 생활을 해왔다. 그가 총책을 맡은 조직은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활동했다. 부당이득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동남아에서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당시 경찰은 필리핀 현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현지 한인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부서에 파견 나간 한국 경찰)과 국가정보원의 공조로 A씨를 검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30여 명의 대규모 검거 인력을 투입해 A씨를 잡았다"면서 "피의자 주거지에서는 마이바흐 10대와 명품 가방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검거 당시 A씨는 경찰 수사에 대비해 무장 경호원 10여 명을 대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비해 필리핀 경찰특공대 등 대규모 인력이 검거 작전에 투입됐다.
송환 과정에서도 A씨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필리핀 현지에서 형사사건 재판이 진행되는 경우 종결 전까지 한국으로 추방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허위 사건을 현지 수사기관에 접수해 국내 송환을 회피한 것이다.
경찰청은 A씨가 법의 허점을 악용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필리핀 법무부 측에 이들의 수법을 공유했다. 지난 7월부터는 필리핀 경찰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이 필리핀 법무부 측과 매주 실무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 수사기관의 노력 끝에 필리핀 당국이 A씨의 송환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법무부가 지난 18일 A씨의 추방 결정을 한 뒤인 25일에도 A씨는 또다시 수사기관에 허위 사건을 접수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송환 결정이 보류되는 곡절을 겪었으나, 외교 당국까지 나서서 강력하게 요청해 결국 송환이 성사됐다.
경찰은 2020년부터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A씨 조직원 20명 중 16명도 국내로 송환했다. 또 국내 조직원 177명 중에선 166명을 검거해 사실상 조직을 와해시킨 상태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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