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최대폭 줄어든 소비, 국내서 지갑 열 묘안 더 찾아야 [사설]
7월 소비가 3.2% 줄어들면서 3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생산(-0.7%)과 투자(-8.9%)도 일제히 하락하며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 여전한 데다, 여름철 기상 악화와 자동차 판매 위축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됐다는 게 정부 분석이지만 하반기 경기 반등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꺼져가는 소비를 살리기 위해 31일 성수품 가격 인하와 내수 활성화 유도를 골자로 한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농·축·수산물 성수품 공급에 670억원을 투입해 최대 60%까지 싸게 살 수 있게 할인 판매를 지원하고, 일본 오염수 대응 예산 1440억원을 투입해 온누리상품권 환급 할인율을 상향하는 등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로 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43조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올여름 폭염·폭우로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추석 쇠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물가 안정과 소비 진작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다.
오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추석에 6일간의 황금연휴를 즐기게 한 것도 내수 살리기의 일환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숙박 할인 쿠폰을 기존 계획 대비 2배 늘려 60만장 배포하고, 추석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하기로 했다. 통상 긴 연휴에는 여행과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임시공휴일 지정은 내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효과도 우려된다. 벌써부터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 항공편 예약과 상담이 폭증하고, 항공권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서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자칫 해외여행 수요를 자극하면 오히려 경상수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 관광을 활성화해서 내수가 진작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의 발걸음을 돌려 하반기 내수 경기를 회복시키려면 이번 대책 이상의 유인책이 필요하다. 숙박·교통 시설 확충은 당장 어렵지만 바가지요금과 숙박서비스 개선, 할인 행사 시행 등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지갑을 열게 할 묘안을 더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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