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 AI전문가 … 5년간 1.6만명 부족
빅데이터도 일손 2.4만명 부족
첨단기술 고급인력 수급 비상
베트남·태국 이공계 유치해
국내 스타트업에 수혈 시급
전 세계 주요국들이 첨단산업 패권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향후 5년간 국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나노 등 4대 신기술 분야에서 인력이 5만여 명 부족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인력 유출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첨단인력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해외 유학생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제4차 신기술 인력수급 포럼'을 열고 AI와 클라우드, 빅데이터, 나노 등 주요 신기술 분야의 2023~2027년 인력 수급 전망을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실시한 산업별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인력 전망 모형을 활용해 인력 수요를 추정한 것이다. 정부·민간·대학의 인력 양성 현황과 계획을 토대로 인력 공급을 분석해 향후 5년간 수준별 신규 인력 수요·공급의 차이를 도출한 결과다.
AI 분야에서는 2027년까지 인력 수요가 6만6100명에 달하지만 공급은 5만3300명에 그치면서 1만2800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특히 연구개발(R&D) 등 고급 인력 수요가 2만1500명이지만 정부·민간·대학에서의 공급은 4900명에 그치면서 1만6600명의 격차가 발생할 것이란 설명이다. 연구진은 "의료·금융·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국제적으로 AI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고급 인력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같은 기간 수요가 6만2600명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공급은 4만3800명에 그치면서 1만8800명의 수급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소프트웨어 등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산으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할 전망이다. 특히 서버 관리·보수 등을 위한 운영 인력과 시스템 개발 인력이 모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분야는 초·중급 인력에서 8300명, 고급 인력에서 1만5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 분야 역시 1만9600명의 인력이 부족할 전망이다. 디지털 혁신의 기초인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분야별 전문지식을 확보한 고급 데이터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여파라는 설명이다. 이 기간 빅데이터 인력 수요는 9만9000명으로 4개 분야 중 가장 많지만 공급은 초·중급 인력이 7만3300명, 고급 인력이 6100명으로 격차가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00나노미터(㎚)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극미세 과학기술인 나노 기술은 단독으로 상업화하기는 어렵지만 디스플레이와 에너지, 환경, 바이오헬스, 소재 등 첨단 분야가 성장하면서 응용·복합 기술 인력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부적으로 초·중급 인력 수요는 1만600명, 고급 인력 수요는 3400명에 달하지만 공급은 초·중급이 4800명, 고급이 800명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김경환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 차장은 "나노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지역 인력 양성의 거점을 구축해야 한다"며 "지역 대학과 출연연구원, 기업 등과 함께 '인력양성컨소시엄'을 구축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턴십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베트남, 태국 등 이공계 유학생을 지역의 중소·벤처기업으로 유입시켜 부족 인력을 해소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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