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하와이 산불…이젠 '물'이 생존자 위협

박건희 기자 2023. 8. 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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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이 처음 발생한지 3주가 지났지만 아직 실종자 수습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하와이 과학계는 산불로 인한 수질오염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조사에 참여한 크리스 슐러 미국 하와이대 수자원연구센터 연구원은 "두 번째로 피해가 컸던 마우이섬 쿨라 마을에선 아직까진 오염물이 거의 발견되진 않았지만, 추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수백 개 또는 수 천개 샘플을 검사해야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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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시 나온 독성물질, 수도 시설 유입 가능성 조사 착수
과학계는 하와이 산불이 해양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연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제공

'미국 역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이 처음 발생한지 3주가 지났지만 아직 실종자 수습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하와이 과학계는 산불로 인한 수질오염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30일(현지시간) '마우이섬 산불 생존자들은 이제 심각한 수질 오염과 맞서게 됐다'며 하와이 과학계의 우려를 전했다. 화재로 인해 지역 수도 시스템이 망가져 물 부족 현상이 예상되는데다 연소 과정에서 나온 독성 물질이 수돗물에 섞여 하와이 산호초 군락으로 흘러가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하와이 서쪽 마우이섬에서 시작된 산불은 현재까지 1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건물 약 2200채 이상이 화재로 인해 전소되면서 독성 물질이 배출됐고 이 물질이 도시 수돗물과 섞였다.

마우이 카운티 수질 관리부는 가장 큰 산불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마우이 라하이나마을 공공 수도 시설에서 발암 물질 '벤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마을 주민에게 수돗물을 마시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하와이대 등 미국 대학·연구기관은 지역 수질관리국과 합동으로 각종 플라스틱, 차량, 가정용 화학제품 등의 소각 과정에서 어떤 오염 물질이 발생했는지 알아보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벤젠, 포름알데히드를 포함한 86개 화학물질이 수도시설에서 검출되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크리스 슐러 미국 하와이대 수자원연구센터 연구원은 "두 번째로 피해가 컸던 마우이섬 쿨라 마을에선 아직까진 오염물이 거의 발견되진 않았지만, 추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수백 개 또는 수 천개 샘플을 검사해야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하이나 해안의 산호초 군락을 보호하는 문제도 있다. 스티브 칼라녹 미국 환경보호국(EPA) 지휘관은 "석면, 납, 비소 등의 독성 물질이 포함된 재가 바람에 날려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실종자 수색 및 복구 작업이 끝나는대로 유해 물질을 막는 작업에 나선다고 말했다. 

EPA는 잿더미 위에 생분해성 토양 안정제를 뿌려 재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막을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건설 현장에서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통제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이다. 

안드레아 키아로하 하와이대 해양학과 연구원은 "이번 화재가 산호초 군락 및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호초 군락에서 장기적으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와 녹조 발생 여부를 관찰하겠다는 것이다. 또 해양생물이 바다로 떨어진 독성 물질을 섭취할 경우 해산물을 섭취하는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해양생물에게서 오염물질이 검출되는지도 연구할 예정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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