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스 '6시간 내 배송' 물류 돌풍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판매하는 물건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다. 바로 물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물건을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배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당일배송·새벽배송처럼 '빠르게' 배송하는 물류 서비스가 대세다. 국내 배송 시장 물동량은 매년 15% 성장하고, 이 중 빠른 배송의 연평균 성장률은 43%에 달한다.
물류 스타트업 딜리버스의 김용재 대표(45·사진)가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에 주목한 이유다. 그는 "온라인 쇼핑의 빠른 성장과 함께 물류는 '무조건' 필요한 부분이 됐고, 우리가 기존 서비스 기업과 같은 가격에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무조건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딜리버스는 제품을 평균 6시간 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인 '딜리래빗'을 일반 택배비와 비슷한 비용으로 제공한다. 물건 한 건당 배송 단가가 2500원 미만이다.
지난해 창업해 그해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제공했고 약 1년 만에 하루 평균 1만건의 물품을 배송하고 있다. 유명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가 주요 고객이고, '무신사' 역시 테스트 배송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아무래도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많은 패션몰이 주요 고객사지만, 신선식품을 제외한 모든 소형 화물을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택배 비용과 동일한 수준으로 배송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은 기존 물류의 공식을 완전히 깼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사실 물류시장이 큰 데도 불구하고 빠른 배송을 택배 시스템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상품을 모으고, 분류하고, 보내는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기 때문"이라며 "대리점에서 상품들을 모아서 허브 터미널로 보내고, 다시 분류 작업을 거쳐 서브 터미널로 보내고, 대리점으로 온 제품들을 또 분류하는데 이렇게 모았다가 헤치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절대적인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중간 과정을 없앨 수만 있다면 배송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가정하고, 상품을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업체에서 직접 가져와 자체 허브센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분류 작업을 거친다"고 말했다. 허브센터에서 분류 작업을 거친 물품들은 지역별로 '유닛 박스'라는 플라스틱 박스에 나눠 보관되고, 이 유닛 박스가 각 지역에 존재하는 '무인 지역 허브'에 적재된다.
무인 지역 허브를 방문한 배송기사가 QR코드 인식을 통해 자신이 배송할 박스를 인계하고 배송 애플리케이션(앱)에 공개된 물품 리스트와 최적의 동선에 따라 배송한다.
김 대표는 "현재 서울·경기권에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고 연내 충청 일부 지역으로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지난 4월 총 46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김 대표의 창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2년 인공지능(AI) 기반 수학교육 플랫폼 기업 노리(Knowre)를 창업했고, 2018년 (주)대교에 노리를 매각했다. 이후 4년간 대교 자회사 소속으로 노리 경영에 참여해 오다 지난해 딜리버스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교육 사업을 시작했을 때 사업 자체는 크지만 칠판을 놓고 강의하는 100년 전 교육 방식이 그대로 쓰이고 있어 바꿔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물류도 마찬가지다. 산업은 커졌지만 아직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는 요소가 있다는 판단 때문에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딜리버스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소형 화물 서비스'인 딜리래빗이 안착하고 나면 물류 영역 내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최근 물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반품 배송을 전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며 "이미 물류 분야에서 잘하고 있는 회사들도 있지만, 딜리버스를 이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 가장 잘하는 회사로 키워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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