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0~5세 유보통합... 영아보육 가정어린이집은 어떤 역할 해야하나"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영아의 발달 특성에 따른 유보통합 모델 방안을 제시하는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회장 강원미)와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가정분과위원회(위원장 박명하)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영아 발달의 중요성과 발달 특성에 따른 유보통합 모델 방안'을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김철민 국회 교육위원장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후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와 한어총 가정분과위는 "유보통합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영아들의 권리와 보육현안 문제점 및 개선방안 등을 논의하고 존폐위기의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의 출구 모색 및 상생의 방안을 마련하고자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철민 교육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영아기는 아이가 평생 갖게 될 습관을 들이기 시작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따라서 만 2세 이하 영유아가 주로 이용하는 가정어린이집의 역할은 매우 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철민 교육위원장은 "심각한 저출생과 팬데믹의 영향으로 어린이집 운영이 매우 어려운 상태"라며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어린이집 수는 2018년 대비 21.1%가 줄었고, 가정어린이집의 경우에는 35.1%나 감소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열악한 보육 인프라와 환경으로 인한 피해는 돌봄이 필요한 아동과 부모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상민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의 발전의 힘은 사람과 교육을 통한 인재육성에 있었다. 그러나 점점 저출생-고령화가 심화되고 임신과 출산, 육아를 선택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의 보육 현실이 어려워졌다"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에는 영유아중심의 질 높은 새로운 교육 돌봄 마련 체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명하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가정분과위원장은 "오늘 우리 토론회의 주제는 가정어린이집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기 위함이 아니"라며 "저출생 인구 절벽의 위기 앞에서 영아 보육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고 가정어린이집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아가 이에 적합한 유보통합의 모델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원미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장은 "가정어린이집은 양육을 직접 경험한 엄마들이 대부분 보육교사로 활동함에 따라 성장 발달에 따른 전문 보육·교육이 실현되는 곳"이라며 "저출생 시대,현장의 교사대 아동비율의 축소 운영과 보육교사의 인권 보장, 비담임교사의 추가지원 등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인건비 지원시설과 기관보육료 지원시설의 격차가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명분이 있는 통합이 될 수 있도록 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부모의 사회활동 및 삶의 질적 향상과 사회가 함께 키우는 돌봄을 위해 반드시 가정어린이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성장과 발달 빠르게 이뤄지는 영아기 보육·교육 중요성 인지하고 유보통합해야"
김진표 국회의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시대에 보육의 공공성 확보는 우리 사회의 필수적 과제이며 핵가족화, 개인화가 일상이 된 현대사회에 보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사회적 과제 중 유보통합은 영유아 중심의 질 높은 새로운 교육·돌봄체계를 마련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나, 유보통합에 필요한 현안 과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어린이집의 격차 해소, 현장의 교사 대비 아동비율 하향 조정, 보육교사간 임금 격차 해소, 보육료와 인건비 분리한 예산확보, 가정어린이집을 활용한 가정양육지원센터 지원 등 국회가 입법으로 적극적으로 뒷받침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전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또한 서면 축사를 통해 올해 하반기 연구자문단을 중심으로 유보통합 기관 모델 마련에 더욱 집중하고, 선도교육청 사업으로 작지만 체감도 있는 정책을 하나씩 발굴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차근차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신동근 국회보건복지위원장, 나성웅 한국보육진흥원장, 김영옥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이사장도 서면 축사를 전해 오늘 토론회의 의미를 더했다.
기조발제는 김혜금 동남보건대학교 보건보육상담과 교수가 맡았다.
김혜금 교수는 "유보통합을 통해 보육과 교육의 질이 향상될 거라는 기대와 오히려 하향평준화될거라는 상반된 의견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리며 이 배경에는 '교육'과 '돌봄'의 이분법적 사고로 유아교육이 보육보다 우위에 있다는 사고에서 비롯한다고 분석하며 '영아기 배움의 중요성'을 기반으로 유보통합 모델을 제시했다.
김혜금 교수는 "어린이집 보육서비스를 제공받는 영아들이 증가하는 지금, 영아들에게 놀이를 통한 배움의 중요함을 사회적으로 인식시키고, 양질의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성공적인 유보통합 정책을 안착시킴으로써 모든 영유아가 공평하게 양질의 교육을 경험하고 나아가 통합기관 교사들의 처우도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병호 오산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으로 진행한 토론에 참여한 윤수경 해닮어린이집 보육교사는 "보육교사의 안정적 근무환경을 보장하라"며 교사대 아동비율 축소를 0세 1:2, 1세 1:4, 2세 1:6으로 제시했다. 또한 영아보조교사 또는 비담임지원으로 안전한 보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유보통합 이후 보육교사의 자격기준 논의 시 '보육교사 경력'에 대한 존중과 함께 질적인 보수교육 향상을 제안했다.
김수연 다솜사랑어린이집 원장은 영아기 보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유보통합 이후에도 현재 가정어린이집 형태의 영아 전담 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유보통합 과정에서 부모들에게 '안심하고 제 속도에 맞게 아이를 키워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36개월 미만 영아에게 인지중심과목의 조기교육 자체를 금지하는 정책이 유보통합 모델에 반드시 반영돼야 함을 강조하며 교사 대 영아비율 조정, 자유놀이 확대, 실내외 놀이공간 개선이 구체적 정책으로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0~1세 정부 지원 강화, 저출생 등 소규모 가정어린이집 위기지만 유보통합 기회로 발전하길"
최병태 한국보육교사교육연합회 대표회장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 신속 처리.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와 함께 교사겸직 원장제도 폐지 그리고 통합모델 유형의 다양화와 통합교사 급여체계구축 필요 및 유보통합 시 시설기준 관련사항 등을 발표했다.
이원선 한국보육진흥원 정책기획본부장은 "수요자의 요구가 항상 영유아에게 바람직한 것은 아니고, 교직원, 기관, 관리부처 입장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유보통합 과정에서 정책의 수요자가 영유아, 교직원, 양육자를 포함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출생으로 인해 연도별로 영유아가 급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통계를 잘 살펴보면 어린이집 전체 정원충족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그 중 0~2세만 재원하고 있는 가정어린이집의 평균 정원충족률은 81.1%로 비교적 높은 편이며 2020년에는 79.4%, 2021년에는 80.4%로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라며 영아에게 필요한 최적의 환경과 서비스는 무엇인지, 부모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우려는 잠재우고 기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통합 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언급했다.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영아기는 발달의 결정적 시기로, 일생 중 발달이 가장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시기이며,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맞벌이하는 영아 부모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때 가정어린이집 선택 시 집과의 거리를 고려한다는 응답이 35.6%였다"고 밝혔다.
이어 "영아의 발달적 특성상 건강, 안전부분, 그리고 부모의 출퇴근 시간 등을 고려할 때 가정어린이집은 영아 가구에게 최적화된 위치에 입지한다"라며 "2014년 가정어린이집 수는 2만 3318개소였으나, 지난해말 1만 2109개로 10년 동안 1만 1000개소 이상이 폐원했다. 0~5세 유보통합은 가정어린이집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으나 이를 기회삼아 가정어린이집이 영아 보육의 장점을 살려 한단계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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