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라도 한 듯···한·미·일, 한날 한시에 ‘수산물 먹방’
기시다, 후쿠시마산 문어 “맛있다”
주일 미 대사, 후쿠시마 직접 방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지지하거나 묵인해온 한국과 미국, 일본의 주요 인사들이 31일 동시에 수산물 시식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31일 청와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아 우럭과 꽃게, 전어 등 제철을 맞은 우리 수산물을 구매하고 상인 등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김대기 비서실장, 조태용 안보실장 등과 시장 2층 식당을 찾아 우럭탕, 전어구이, 꽃게찜 등으로 오찬을 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의 노량진수산시장 방문은 1927년 경성수산(현 노량진수산시장) 개장 이래 처음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지난 24일 시작된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국내 수산물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도 이날 도쿄의 수산물 도매시장인 도요스시장을 찾아 시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그는 전날에는 총리 관저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로 만든 도시락을 먹고, 이를 촬영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바 있다. 이틀 연속 ‘먹방’에 나선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과 홍콩에 수산물을 수출하는 수산 중매인으로부터 오염수 방류 이후 상황을 접하고,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취급하는 곳에 들러 후쿠시마산 문어를 시식했다. 기시다 총리는 문어의 맛을 음미한 뒤 “맛있고 안전하다”며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매뉴얼 대사도 이날 후쿠시마현을 방문해 현지에서 잡힌 생선을 먹으며 중국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비판했다. 이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 이후 미국 정부가 일본 정부·현지 주민에게 연대를 표시하는 한편, 현지 수산물과 식품이 안전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매뉴얼 대사는 주일본 미국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은 일본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며 “일본과 대조적으로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노골적인 정치적 결정을 하고 개방적인 대응과 과학적 협력을 그동안 태만히 해왔다”고 비판했다.
한·미·일 정부는 최근 대중국 견제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며, 오염수 방류와 같은 사안에 있어서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양상을 보여왔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의 협력을 우선 강조하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외면해 비판을 받아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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