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불법거래 온상된 해외직구 플랫폼 '큐텐'…"보건당국 나서야"

이소트레티노인 등 부작용 우려높은 약물도 유통이뤄져
韓식약처 "사이트 차단 조치…판매자 소재지 지자체 점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해외직구 플랫폼 큐텐(Qoo10)에서 의약품이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방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오후 현재 큐텐에서는 인도산 여드름약 '아큐파인', 필리핀에서 제조된 다한증 치료제 '프로스파스', 2형 당뇨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다이어트약으로 더 유명한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들 약에 포함된 성분은 우리나라에서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아큐파인의 경우 피지선의 과다 분비를 억제하는 성분의 '이소트레티노인'을 주성분으로 한다.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을 오남용 할 경우 태아 기형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을 주로하는 스위스 로슈사의 '로아큐탄'의 경우 이같은 부작용 우려로 지난 2019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큐텐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큐파인의 경우 상품명에 '로아큐탄'을 병기하고 있다.

큐텐에서 구입이 가능한 '리벨서스'의 경우 인도에서 제조됐다. 공복에 1정을 물과 함께 복용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면서 복용 당초 의식장애가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가장 적은 3mg부터 복용을 시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다한증 치료제로 판매하고 있는 '프로스파스'는 프로판텔린 브로마이드가 포함돼 있으며,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콜린성 약물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건 약사법 위반이다. 약사법 제44조(의약품 판매)에는 '약국 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때문에 오픈마켓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은 주기적으로 판매 상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유통은 불법인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하며 판매자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의약품 판매 사실을 알게 될 경우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아직 불법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비추어 볼 때, 국내 보건 당국의 발빠른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국내법상 모든 의약품의 온라인 유통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사이버조사팀의 사이트 차단 조치를 비롯해, 판매자가 국내 소재할 경우 관할 소재지 지방자치단체에서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큐텐 플랫폼은 지오시스 유한회사에서 개발 및 운영을 맡고 있다. 싱가포르 법인 큐텐(Qoo10 Pte. Ltd)이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10억원, 영업이익은 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른바 큐텐그룹은 지난해부터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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