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타고 경남도청 침입 채용 서류 턴 30대 덜미(종합)

합격 발표 하루 전날 외벽 타고 범행
경찰, 신고 5시간 만 주거지 앞서 체포

경남도 지방전문경력관 임용 시험에 응시한 30대가 발표 하루 전날 도청에 몰래 들어가 관련 공문서를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국제신문 DB

창원중부경찰서는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30대 A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3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30일 0시55분께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몰래 들어가 인사과 채용 담당자 캐비넷에 있던 ‘제3회 경남도 지방전문경력관 임용시험’ 관련 서류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당시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외벽을 타고 2층 창문 방충망을 뜯은 뒤 청사 내부로 침입했다. 창문은 당시 열려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무려 5시간 동안 사무실에 머문 뒤 자신의 승용차를 운행해 도청을 벗어났다.

해당 서류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담당 공무원은 30일 오후 6시30분께 경찰에 도난 신고했다.

경찰은 CCTV 녹화분 등을 분석해 용의 차량을 특정한 뒤 그의 주거지 앞에서 잠복근무에 돌입, 신고 5시간여 만인 오후 11시55분께 긴급체포했다.

A 씨 차량 트렁크에서 도난당한 서류와 사다리 등 범행 도구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응시원서를 접수하기 위해 인사과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캐비닛 위치 등을 눈여겨본 것 같다”며 “1일 오전 A 씨를 불러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는 지난달 3일 6∼7급 상당의 지방전문경력관 공무원을 뽑기 위해 공고를 냈다. 도는 지난 18일 면접을 거쳐 31일 오전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도는 서류를 도난당하긴 했지만 합격자가 이미 정해진 뒤여서 범행과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해당 시험에서 불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사각지대에 CCTV를 추가 설치하고 외곽 순찰을 강화하는 등 보안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