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정하지”, “우리는 못쉬어”…‘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볼멘소리 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상대적 박탈감 느껴
윤석열 대통령이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공식화하면서 ‘6일 황금연휴’가 생길 전망이다. 이번 조치를 두고 여행·유통 업계는 반색하는 반면, 일부 자영업자들과 기업재량에 따라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 사이에 볼멘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31일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내관광을 활성화해서 내수가 진작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9월5일 열리는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심사·의결하고 대통령이 재가하면 임시공휴일이 확정된다.
이에 따라 국민은 9월28일~10월1일 추석연휴에 이어 임시공휴일, 10월3일 개천절 연휴까지 6일을 쉬게 된다. 여기에 정부가 ▲숙박할인 쿠폰 60만장 배포 ▲연휴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도 예고해 여행업계는 물론 유통업체들도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여행업계에는 예약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10월9일 한글날 연휴와 개인연차를 사용하면 최대 12일의 휴가가 가능해 유럽 등 장거래 해외여행까지 노려볼 수 있어서다. 이에 발맞춰 업계는 다양한 상품과 이벤트를 내놓고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임시공휴일 얘기가 나온 후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며 “패키지 상품을 늘리진 않았지만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상품들의 판매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도 연휴기간 매출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여행객 증가에 따른 백화점‧대형마트‧쇼핑몰 방문객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휴일 매출이 평일보다 높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여행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현지에서 소비를 하게 되니 대형몰 입장에서는 ‘상황이 반드시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직장인들도 대체로 임시공휴일을 반기고 있다. 국‧내외 여행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오랜만에 고향에 더 오래 머무르는 일정을 고려하는 모습이다.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김모(42)씨는 “보통 긴 연휴가 생기면 해외여행을 다녀왔기에 이번에는 양가에 더 머물면서, 지역 맛집을 다녀볼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임시공휴일’ 지정을 반기는 건 아니다. 임시공휴일 유급휴가 혜택은 5인 이상 사업장만 대상으로 하는 데다, 영세사업장에서는 휴일근로수당도 못받을 수 있어서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들 6일씩 쉰다는데 근무해야 하니 상대적 박탈감만 느껴진다”, “황금연휴는 남일”, “근무하는 중소기업 생각보다 많다”, “이번에도 소외되는 5인 미만 사업장, 이직이 답인 듯”, “우리 회사는 5인 이상인데도 근로자의 날도 근무하고 이번에도 출근 할 듯” 등의 회의적인 반응이 있었다.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에서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긴 연휴에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6일 내내 문을 닫자니 매출이 걱정이고, 휴일이라도 문열기엔 추가 인건비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여의도는 주말만 돼도 사람이 없어서 문 닫는 식당이 많은 곳 아니냐”며 “6일 연휴에 장사해봐야 사람도 없을 게 뻔하고, 괜히 전기만 쓰느니 쉬어야지 어쩌겠나”라고 했다.
또한 발표시점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보통 여행예약은 2~3개월 전에 미리 하는데, 휴일 지정이 한달 전에 발표됐기 때문이다. 직장인 정모(38)씨는 “9월27일 연차를 쓰고 여행을 가서 31일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예약해놨는데 연휴가 길어지니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다시 예매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한 여행사 관계자 역시 “정부가 국내 소비 활성화를 위해 발표 시기를 조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예약을 미리 하는 고객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좀더 빨리 결정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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