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 익살에 박장대소, 친근한 발레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3. 8. 3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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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해설 무대 '해적'
3일까지 CJ토월극장 공연
'해설이 있는 전막발레 해적' 무대. 국립발레단

"이렇게 삭막하면 공연을 할 수가 없어요. 여러분의 '브라보' 소리가 필요합니다" "브라보! 와아~".

발레 공연장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 순서의 주인공은 극중 해적단 두목인 콘라드와 대립하는 악역 마젠토스 왕(김명규). 발레는 대사 없이 몸을 써 춤과 마임으로만 서사를 표현하지만, 마젠토스만은 마이크를 차고 관객과 직접 소통한다. 그가 막간에 무대에 올라와 결코 밉지 않은 박수를 유도하자 모두 호응한다. 마젠토스는 서사를 설명해주고, 무용수들의 테크닉을 짚어주고, 공연 중 '브라보'를 외치거나 커튼콜에 박수를 치는 등의 기본 매너도 알려준다.

지난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린 '해설이 있는 전막발레 해적'은 국립발레단의 대표 클래식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해적(원제: 르 코르세르)'의 하이라이트 장면에 해설을 곁들인 70분짜리 기획 공연이다. 공연은 권선징악의 동화 같은 이야기로 남녀노소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 바다 위 정의의 사도 콘라드와 아름다운 섬 플로리아나의 소녀 메도라의 사랑과 모험을 다룬다. 콘라드는 탐욕스러운 왕 마젠토스에게 납치된 메도라와 친구들을 구출하고, 자신을 배신한 옛 동료를 처단한다. 당초 아돌프 아당의 음악에 맞춰 1856년 파리 국립 오페라가 초연했고, 이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개작했다. 국립발레단 레퍼토리는 안무가 송정빈이 2020년 재안무한 것으로, 내용과 안무 모두 원작에 많은 변주를 더했다.

압권은 메도라·콘라드·알리가 꾸미는 '파드트루아'(3인무)다. 30일 공연에선 박슬기와 이재우, 양준영이 합을 맞췄다. 수석무용수 박슬기가 빠른 리듬에 맞춰 스무 바퀴 넘게 연속 회전을 하는 등 화려한 테크닉을 뽐내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메도라 친구들 역할의 여성 무용수 4명이 각기 선보인 아름다운 독무, 남녀 무용수 20여 명이 어우러진 화려한 군무 등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연은 3일까지.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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