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5~11일 아세안·G20 정상회의 참석…'다자 외교' 재시동
'한-아세안 연대 구상' 본격 추진
2년 연속 G20 참석해 글로벌 현안 목소리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다음 달 5일부터 11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인도를 차례로 방문한다. 최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각 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윤 정부 인도·태평양 전략 중 하나인 '한-아세안 연대 구상'과 다자 외교를 통한 '글로벌 중추 국가'를 본격적으로 구현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5일 출국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 후 동포 만찬 간담회를 갖는다. 6일에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양국 간 실질 협력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아세안+3정상회의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공동 대응을 계기로 출범한,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 일본, 중국의 역내 협력체다. 이어 아세안 청년들의 AI(인공지능) 데이터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한-아세안 AI 청년페스타 행사,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측이 주최하는 갈라 만찬에 참석한다.
7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18개국 정상들이 역내·외 주요 안보 현안 논의하는 전략적 성격의 포럼이다. 윤 대통령은 북핵을 포함한 역내 현안, 국제현안에 대한 한국 측 입장을 개진하고 국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기여 방안을 발언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얀마 문제, 남중국회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그간 인도네시아의 경제 협력 성과를 격려하고 공급망 강화 등 글로벌 아젠다 대응과 새로운 50년을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양국 기업 CEO 등 40여 명도 참석할 예정이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계기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과의 양자 정상회담도 확정됐다. 이 외에도 다른 국가들과 추가 양자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8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는다. 올해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식 방문으로, 지난해 7월 조코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윤 대통령은 당일 오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개최되는 공식 환영식, 조코위 대통령과 정상회담, 주요 협력 문서 서명식에 참석하고 한- 인도네시아 공동 언론발표를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구상 이행의 핵심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와의 정상 회담을 통해 외교 안보 분야의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후 인도로 이동, 뉴델리에 도착해 동포 간담회를 갖는다. 당일 G20 첫 세션인 '하나의 지구'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기후변화, 환경, 에너지 전환 문제를 논의하고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인도 방문 둘째 날인 9일 오후 운 대통령은 '하나의 가족'을 주제로 하는 G20 두 번째 세션에 참석하고, 당일 저녁 모디 인도 총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10일 오전에는 각국 정상들과 함께 간디 추모 공원에 헌화와 식수 등의 부대 행사를 갖고, '하나의 미래'를 주제로 하는 G20 세 번째 세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세션별 발언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 강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발돋움하는 한국의 구체적인 기여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최상목 경제수석은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 차이로 G20 정상 선언 채택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G20 일정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은 인도 현지 진출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귀국길에 올라 11일 오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G20 정상회의 계기 의장국인 인도를 포함해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주요국 정상들과도 개별 양자 회담을 갖는다. 그러나 아세안·G20 정상회의 계기에 한중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통해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본격 추진하고, 글로벌 책임 외교를 구현하며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총력전을 전개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과 12월 '한-아세안 연대 구상'과 '인도 태평양 전략'을 연달아 발표했고 지난 4월 한 아세안 연대 구상의 구체 이행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 대통령은 2년 연속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해 대(對)아세안 중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특히 사이버, 해양안보 협력 강화 계획과 디지털혁신 분야 협력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본격 추진해 나갈 것임을 천명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 인도와의 경제 협력 심화를 통한 수출 시장 확대, 전기차와 배터리 등 첨단 산업 공급망 다변화, 디지털 리더십 강화가 기대된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번 순방에 공식 경제 사절단은 동행하지 않는다. 다만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와 맞물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찾아 상호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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