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부터 무빙까지···네카오 웹툰 잭팟

김은성 기자 2023. 8. 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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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디즈니 제공

‘웹툰의 전성시대’란 말이 나올 만큼 <마스크걸> <무빙> 등 영상물까지 속속 히트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웹툰을 원작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흥행몰이를 하면서 웹툰 산업의 위상이 높아졌다. 올 하반기에도 기세를 몰아 <스위트홈> 시즌2, <이두나!> 등의 인기 웹툰이 영상으로 제작돼 공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웹툰이 흥행 보증 수표가 되면서 오히려 웹툰 특유의 장점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이 공개 2주 만인 지난 30일 비영어권 TV 부문 주간 시청시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공개된 <마스크걸>은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직장인이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인터넷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날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오리지널 시리즈로 만든 <무빙>도 공개 첫 주만에 시청시간 1위에 올랐다. 한국형 히어로물인 <무빙>은 전기 발생 등의 초능력을 비밀로 한 채 서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웹툰 <무빙>의 강풀 작가가 드라마 각본을 직접 맡아 더 화제가 됐다.

또 눈여겨볼 부문은 관련 영상물 인기가 지난 웹툰의 인기 역주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웹툰 <무빙> 원작을 다시 보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방영 후 일평균 조회 수가 카카오페이지에서는 22배, 카카오웹툰에서는 9배 뛰었다. 이는 드라마 공개일인 9~29일의 일평균 조회·매출과 방영 직전 1주일을 비교한 것이다.

네이버 웹툰 <마스크걸>도 방영 전 10일과 방영일 이후 10일을 비교한 결과 조회수와 거래액이 각각 4배, 3배 증가했다. 넷플릭스에서 화제 몰이를 했던 <지금 우리 학교는>·<지옥> 등도 드라마 공개후 네이버 원작 웹툰의 조회 수가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카카오 웹툰도 마찬가지다. 최근 종영한 지니TV <남남>과 지난 10일 SBS 드라마로 공개된 <국민사형투표> 이후 웹툰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콘텐츠의 성공에 그치치 않고, 그 열풍이 웹툰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과 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물의 흥행은 ‘보장된 화제성’ 덕이다. 키움증권 이남수 애널리스트는 “소비자의 콘텐츠 재소비는 작품의 충성도를 바탕으로 기본 수요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라며 “웹툰 IP(지식재산권) 기획 단계에서부터 2차 저작물까지 구조화된 콘텐츠 생산체계를 구축해 OSMU(원소스 멀티유즈)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OTT 등의 흥행과 플랫폼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로 국내 웹툰 산업은 2017년 3800억원에서 2021년 1조5560억원으로 310% 성장했다. 키움증권은 디지털 콘텐츠 수요 확대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측면에서 웹툰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만으로 반드시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원작 느낌과 다른 인물을 캐스팅하거나, 각색되면서 팬들의 반발을 사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만화·웹툰 원작 2차적 저작물의 이용 만족 비율은 64%로 나타났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웹툰과 드라마·영화 등을 소비하는 시청자의 성격이 다르다”며 “(영상물 위주로)대중성과 흥행을 위해 보편성과 무난함 등의 흥행 공식을 욱여넣다 보면 웹툰 문화 특유의 다양성과 자유분방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칫 영상물을 의식해 웹툰을 만들 경우 본연의 독창성을 갉아먹을 우려가 있어 영상물과 웹툰은 각기 개성을 살리면서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취지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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