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의 화려한 부활, 강해진 KB···이번 시즌 여자농구는 다시 KB-우리은행 양강 체제?

윤은용 기자 2023. 8. 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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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제공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수(25)가 완벽하게 돌아왔다. 박신자컵을 통해 2023~2024시즌을 가늠해보려는 청주 KB의 출발이 좋다.

KB는 3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박신자컵 국제대회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필리핀 국가대표팀에 91-66, 25점차 대승을 챙겼다.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했던 KB는 조별리그 4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기분 좋게 4강에 올랐다. KB의 4강 상대는 A조 2위인 도요타(일본)다.

이번 대회에서 KB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박지수의 경기력이었다. 박지수는 지난해 여름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 진단으로 대표팀에서 하차한 뒤 오랫동안 코트를 떠나있었다. 지난해 12월에서야 팀에 합류해 컨디션을 조금씩 끌어올리며 KB의 반전을 이끄는 듯했으나 지난 2월 손가락 인대를 다쳐 수술을 받게 되면서 그대로 시즌아웃됐다.

박지수의 유무는 곧 KB의 한 시즌 농사와 직결돼 있다. 그리고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여자농구 대표팀의 성적과도 연결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박지수를 기대 반, 걱정 반의 시선으로 봤던 이유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박지수는 에네오스(일본)와 1차전에서 20점·6리바운드, 부천 하나원큐와 2차전에서 26점·14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다. 부산 BNK와의 3차전에서는 체력 관리를 위해 9분49초만 뛰고도 10점을 올렸고, 이날 필리핀전도 14분22초만 소화했음에도 15점·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박지수가 돌아오면서 KB는 자연스레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상대에 우위를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KB는 박지수의 공백을 실감하며 리바운드 최하위로 처졌다. 하지만 이번 박신자컵 조별리그 4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상대에게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박지수의 부활로 인해 KB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 확인되면서, 결국 이번 시즌은 KB와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WKBL 제공



우리은행은 같은날 열린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벤디고 스피릿(호주)에 68-74로 패했다. 우리은행 역시 앞선 3경기를 모두 이겨 일찌감치 조 1위 4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기에 이날 경기 결과가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사실 우리은행은 이번 대회에서 대진운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같은 조에 지난 시즌 일본 W리그 준우승팀인 도요타와 만만치 않은 전력의 인천 신한은행, 용인 삼성생명이 있었다. 벤디고도 호주 리그에서 우승팀은 아니었지만, 187㎝의 센터 알리샤 프롤링을 중심으로 높이가 만만치 않은 팀이어서 높이가 낮은 우리은행이 얕잡아 볼 상대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도요타와 2차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고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을 상대로도 모두 이기며 여자농구 최고 명문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벤디고전에서는 프롤링(26점)에게 리바운드만 19개를 헌납하는 등 높이 싸움에서 완패하며 조별리그 전승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총사령관’ 박혜진이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결장한 것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성과다. 특히 ‘포스트 박혜진’이 되어야 할 박지현이 조별리그 4경기 평균 26.3점·10.8리바운드의 엄청난 활약을 펼친 것이 고무적이다. 여기에 신한은행과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가드 유승희도 도요타전에서 장기인 외곽슛을 앞세워 20점을 올리는 등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보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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