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홍범도함' 개명도 검토…한덕수 "주적과 싸워야 하는 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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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8.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잠수함 '홍범도함' 개명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정부 입장에서 홍범도 잠수함 개명 문제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군함에 전 소련의 공산당원 자격을 가진 사람 (이름을 붙이는 것은) 저는 그것을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육사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겠다 밝힌 데 이어 홍범도함 또한 개명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육군은 이날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김좌진 장군 등 다른 독립운동가의 흉상은 교정 내에 두되 그 위치를 이전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그건(홍범도함 개명)은 국방부에서 검토하리라 생각한다"면서도 "주적과 전투를 해야 하는 군함(의 이름)을 공산당원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민생과 더불어 중요한 일은 우리 국가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본질,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정확한 국체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다. 그렇게 봤을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헌법에 맞지 않는 일은 고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적과 싸워야 하는 군함에 공산당 적을 가진 사람의 이름을 왜 써야 하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야당과 한 총리는 해당 질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도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야당은 의원 질의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반면 한 총리는 답변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홍범도함 개명 문제와 관련 "국방부 차관이 더 잘 설명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에 기 의원은 "차관은 책임있게 설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고 국방부 장관은 총리가 허락해 출장을 갔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국방부 장관 출장이) 도망이 아니라는 건 이해해 주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예결위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출장을 두고 '장관런(run, 도망)'이라 표현한 것을 지적한 발언이다. 기 의원은 "그런 것으로 시비를 붙으면 안 된다"고 했고 한 총리는 "국무위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맞받았다.

서삼석 예결위원장 중재로 질의가 재개됐으나 한 총리와 기 의원은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 총리는 "총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방해를 하고 있다"고 했고, 기 의원은 "더 이상 어떻게 시간을 주나"라고 했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내 마약류 범죄 실태와 관련 "굉장히 위험한 마지막 단계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지금도 수돗물에서 마약류가 검출된다. 대략적인 계산이지만 100명 중의 1명은 마약경험이 있다는 통계도 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10~20대 마약사범과 관련 "중고등학생이 마약을 하면 미국이 그렇듯 걷잡을 수 없다"며 "이건 소년들이 마약을 팔아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