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에 사람이 떠내려간다”…전동휠체어 탄 치매 어르신 구한 경찰

김태희 기자 2023. 8. 3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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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남양파출소 홍경민 경장
폭우 내리던 오후 신고 5분 만에
현장 가보니 일면식 있는 어르신
“보자마자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
지난 29일 오후 1시쯤 남양파출소 소속 홍경민 경장이 물에 떠내려가고 있는 A씨를 구하려 가고 있는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하천에서 오토바이가 떠내려가고 있어요. 사람도 타고 있는 거 같아요.”

지난 29일 오후 1시쯤 112에는 다급한 목소리가 담긴 신고가 접수됐다. 폭우가 내릴 당시 경기 화성시 남양읍의 한 하천에서 오토바이와 운전자가 떠내려간다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신고 내용에 위급 상황임을 직감한 남양파출소 소속 홍경민 경장은 즉각 현장으로 출발했다. 신고 접수 5분 만에 도착한 현장에는 오토바이 대신 전동휠체어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전동휠체어에 탄 A씨(80대)의 얼굴을 알아본 홍 경장은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가끔 파출소를 찾는 A씨에게 치매가 있는 것을 홍 경장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A씨를 구한 뒤 젖은 옷을 말리는 홍경민 경장의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물은 무릎 높이 정도로 깊지 않았지만, 비가 많이 오고 있었던지라 유속이 빨라지고 있었다. 특히 물에 잠긴 산책로 쪽에 있던 A씨의 휠체어가 바로 옆 하천 본류에 휩쓸릴 가능성이 있어 위급한 상황이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동료 경찰과 함께 물에 들어간 홍 경장은 30여분만에 A씨를 물 밖으로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A씨를 5분 거리에 있는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 조처했다.

A씨는 치매 탓에 많은 비가 내리는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매번 다니던 하천 옆 산책길을 평소처럼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갑자기 불어난 하천물에 전동휠체어가 잠기며 고립됐었다.

홍 경장은 “지역에서 치안 활동을 하며 평소 얼굴을 익혀뒀던 터라 빠르게 조치할 수 있었다”라면서 “무엇보다도 어르신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집에 귀가하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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