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폐영 18일 만의 잼버리 사과
두문불출하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30일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폐영 18일 만에 사과했다. 잼버리 대회 주무부처 총책임자였던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야영을 하면서 불편을 겪었던 스카우트 대원들과 심려를 하셨던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도 아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답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25일 여가위가 예정돼 있었으나 여야 간 증인 채택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김 장관은 불출석했고, 급기야 여가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이 김 장관을 찾아 국회를 뒤지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가부의 이 같은 소극적 대응은 집행위원장을 맡은 전북도지사의 기민한 언론 대응과 대조적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잼버리 이후 국회와 언론을 통해 발 빠르게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김 장관은 지난 9일 예정된 브리핑을 직전에 취소했고 이후 여가부 기자단의 간담회 요청에도 감사원 감사와 국회 출석 준비로 바쁘다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지난 25일 국회 여가위의 가장 큰 쟁점은 새만금 잼버리의 준비 부실과 운영 미숙이었다. 1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대회 첫날부터 온열질환자 발생, 의료시설 미흡, 열악한 샤워실과 탈의실 등 각종 논란을 낳았다. 잼버리의 제1주무부처인 여가부는 사전 준비뿐 아니라 사후 대처에 있어서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유를 불문하고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답변하지 않자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여가부는 정원이 283명, 연간 예산은 올해 기준 1조5678억원으로 중앙부처 중 가장 적다. 게다가 현 정부는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어째서 굳이 여가부에 전 세계 170여 개국 4만3000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는 잼버리 같은 국가 중대사를 맡겼는지 의아함만 커지고 있다.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조속히 여가위를 열고 잼버리 파행 원인을 규명하길 바란다. 김 장관 말대로 감사원이 제대로 감사하고, 책임 소재를 정확히 밝혀야 함은 물론이다.
[권오균 사회부 592kw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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